불혹을 앞둔 싱글남의 좌충우동 경험기와 실패담
Prologue
내 고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촬영된 <국제시장>!
그 당시 시대상으로 바라볼 때 마흔,
즉 불혹은 중고등학생 자녀 몇은 딸리고 살고 있거나,
아니면 학교를 가지 못해 집안일을 거드는 아들딸을 거느리는
가정 정도가 떠오를 것이다.
그만큼 가정에 대한 책임감과 강하고, 생과 사를 넘나드는 아픔을 누비며 살아가는 나이대가 바로 불혹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어린 시절, 그 나이가 되면 세상이 완전 뒤바뀌는 줄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시대가 좋아져서 그런지
마흔도 이제는 철없는 나이대로
취급 받기 일쑤다.
혼자 사는 마흔도 많아졌다는 사실은 굳이 휴대폰 속 기사들을 들춰내지 않아도 인식 가능하다.
이 글들을 쓰려는 이유는 딱 하나이다.
바로 마흔을 앞둔 서른아홉도 삶을 잘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변명 아닌 변명이다.
굳이 <나 혼자 산다> 같은 프로그램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마흔을 앞두고 있는 나이대의 싱글남도 꽤나 멋스럽게 잘 살고 있으면서
주위 사람들을 골칫거리로 전락하지 않음을 말해주고자 한다.
(이 나이대는 명절이 가장 싫다.
돈 보태줄 것도 아니고,
도와줄 것도 아닌데
친지들은 어쩜 그리도 결혼하라고 성화인지.
나도 하고 싶지만 난 나를 더 사랑하니
굳이 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데도 말이다)
더불어 서른아홉 정도 되면 인생의 반을 살아온 갈림길에 들어서서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칠포세대 이십대에게는 미안하지만, 직장생활을 언제까지 영위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들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 큰소리치며 갑질하던 친구들은
하루 아침에 구조조정되어 집 안방으로 배달접수되었는데,
갑질 인생이 몸에 베여서인지 집에서도 갑질하다가 집사람과 자식들에게 쫓겨나
결국 치킨집 오픈한다고 몇 년 만에 문자 오곤 한다.
오히려 나이가 들어갈수록 머리 조아릴 줄 아는 을이던 친구들이 갑으로 등장한다.
왠만한 상황에는 너무나도 능숙하게 대처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보면 영원한 갑도 없고,
영원한 을도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럴 때 보면 세상 참 이치에 맞고,
하늘은 무심하지 않은가보다.
그러니 우리 모두 하늘을 원망하지 말며,
견디고 버텨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이런 경험을 갖으며 현실의 각박함에 한숨을 내쉬다가도,
맥도날드 미니언즈 해피밀 세트 사려고 1시간 전부터 줄 서 있다가
결국 그 인형들을 손에 쥐었을 때
기쁜 마음을 참지 못하고 인스타에 사진을 마구잡이로 올리는 철없음.
그 철없음을 난 사랑한다. 사실 이는 결국 싱글남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마흔, 즉 불혹을 마주하고 있는 서른아홉 싱글남의 고군분투 경험담과 실패담, 그리고 행복기에 이 페이지들에 차곡차곡 쌓일 듯하다.
어떻게 보면 지난 날의 자양분이 차곡차곡 쌓였기에 서른아홉에 실컷 풀어낼 수 있는 추억팔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100세 시대라 떠들어대고 있지만 사실은 평균 80세까지 산다고 봤을 때 서른아홉 정도면 참으로 많은 것을 경험했고,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란 사실은 명확할 터.
과거도 돌아보게 되고, 미래도 점검하게 되며, 현재도 걱정하게 되는 대한민국 서른아홉 서울 싱글남의 이야기를 공고하게 써내려가보려고 한다.
때로는 공감백배일 수도, 때로는 공감빵점에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철없는 중2병처럼 보일지라도 은근 이렇게 사는 남자들 많다는 사실을 이해해주시도록.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써낼 수 있는 시간도 마음껏 갖추어질 수 있기를 꿈꾸어본다.
무슨 이야기부터 써내려가야 할까.
굳어버린 뇌도 들춰내보고,
가끔씩 끄적이던 다이어리도 꼼지락거려본다.
-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