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문장을 줄이는 방법
순수하게 이 브런치 글들을 바탕으로 출간된 <AI 시대의 필수 문해력 수업>이 예스24 실시간 종합 1위, 인문 1위, IT/모바일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문해력의 기본과 함께 태도와 커리어를 짚어주는 책입니다.
회사에서 글을 쓰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승훈은 보고서 작성 때마다 자꾸만 길어지는 문장 속에서 길을 잃는다. 친구 재용은 회의록을 쓰다가 핵심이 흐려지고, 범수는 발표 자료에 핵심 메시지를 담지 못해 피드백을 받아야만 했다. 셋은 퇴근 후 카페에 모여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한다. 문장이 길어질수록, 주어와 서술어 사이가 멀어질수록 오해는 자라고 설득력은 사라진다는 것. 승훈은 그날 밤부터 새로운 습관을 익히고자 이 문장을 여러 번 마음속으로 반복했다. ‘지금 내가 쓰는 이 문장, 주어와 서술어는 가까이에 있을까?’ 긴 문장은 짧게, 복잡한 문장은 명확하게 바꾸는 연습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
“오늘은 아이스 바닐라라떼다. 어제는 뜨거운 걸 마셨더니 기분까지 눅눅했어.”
승훈이 커피숍 테이블에 털썩 앉으며 중얼거리자, 재용과 범수는 동시에 키득키득 웃으며 그를 맞이했다.
“우리도 방금 같은 얘기 했다니까.”
재용이 커피잔에 빨대를 꽂으며 말했다.
“회사 얘기만 아니면, 이런 소소한 날씨 이야기만 하면서 살고 싶다, 진심.”
“맞아. 하지만 우린 결국…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에 목숨 걸어야 하는 직장인이지.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냐.”
범수는 어깨를 으쓱이며 테이블 한 쪽에 팔을 얹었다.
“승훈이, 너, 보고서 때문에 너네 부장한테 뭐라 한 소리 들었다면서?”
승훈은 잠깐 머리를 긁적이다가 웃었다.
“응. 내 문장이 너무 복잡하고 길어서 읽다가 숨 막힌다고 하시더라.”
재용과 범수는 동시에 맞받아치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런 피드백 자주 받아. 특히 회의록 쓸 때. 설명하다가 내 문장 안에서 내가 길을 잃어.”
재용이 씁쓸하게 말했다. 범수도 컵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나 이번에 팀 발표 자료 만들다가 혼났지 뭐. 3페이지 내내 단 하나의 메시지도 없다고. ‘그래서 요점이 뭔데?’란 말 들을 땐 진짜 식은땀 났지.”
승훈은 노트북을 꺼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혹시… 이야기 나온 김에 이 보고서 좀 같이 봐줄래? 어제 다시 쓴 건데, 아직도 자신이 없어.”
재용과 범수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셋은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승훈이 읽기 시작한 문장은 이랬다.
“해당 프로젝트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리스크 요인은 현재 팀 간 커뮤니케이션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기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정 관리의 어려움과, 그로 인한 품질 저하 가능성이며,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사전에 다각도로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재용은 화면을 읽다 말고 콧소리를 냈다.
“와… 진짜 길긴 길구나.”
이어서 범수가 냉정하게 말했다.
“일단 주어가 ‘핵심적인 리스크 요인’인 건 알겠어. 근데 서술어는 어디 숨은 거냐?”
승훈은 당황한 듯 스크롤을 내리며 말했다.
“그… ‘필요가 있다’?”
재용이 또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주어랑 서술어 사이에 40자 넘게 뭐가 끼어 있잖아. 나 같으면 중간에 돌아서 나가버렸어.”
승훈도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나도 쓰다가 무슨 말 하려고 했는지 까먹어. 근데 내용을 다 넣고 싶으니까 자꾸 이렇게 돼.”
범수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문장을 다음처럼 정리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리스크는 팀 간 소통 부족으로 인한 일정 지연과 품질 저하다. 이를 해결하려면 사전에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재용도 얼씨구나 맞장구를 쳤다.
“이렇게 바꾸면 문장이 바로 들어오잖아. 주어랑 서술어가 가까우니까 말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잖아. 알겠어?”
승훈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말했다.
“나 이번 주에 부장님께 ‘어떤 말인지 모르겠다’는 말만 두 번이나 들었거든. 처음엔 억울했어. 서운하기도 했고, 나 잘한 적도 있는데 말이야. 나는 분명 ‘열심히 설명’한 건데….”
재용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근데 열심히 설명하면 설명할수록 말이 길어지잖아. 그게 때로는 혼돈의 카오스가 되기도 하더라. 하하.”
범수는 테이블에 팔을 얹고 깊은숨을 내쉬었다.
“혼돈의 카오스가 뭐냐. 하하. 우리 팀도 그렇지만, 요즘 팀장들 중에 ‘글 길면 무조건 거부감’ 갖는 사람들 많아. 너무 바빠서 보고서 한 줄만 읽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고.”
승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맞아. 그리고 또 하나 깨달은 건… 내가 너무 ‘포괄적으로 말하는 버릇’이 있다는 거야. 예를 들면, ‘이 사안은 향후 진행 방향에 따라 다양한 영향이 있을 수 있으므로 관련 부서 간 협의를 통해 종합적인 판단이 요구됩니다’ 뭐, 이런 식?”
재용은 커피잔을 내려놓고 웃으며 말했다.
“이제 회의실 냄새 난다.”
범수도 따라 웃었다.
“그러니까. 근데 이상하게, 우리 다 쓰는 말이긴 해. 그냥 그게 ‘회사어’인 줄 알았어.”
당연하다는 듯 승훈이 고개를 젓는다.
“회사어라는 말이 아니라, ‘읽거나 듣는 사람이 이해 못 하는 말’이 문제라는 걸 이제야 알았어. 내가 이해시키려는 게 아니라, 나만 아는 말을 늘어놓았던 거야.”
잠시 셋은 조용해졌다. 창밖에는 어둠이 내려앉고, 커피숍 내부 조명은 은은했다. 범수가 말했다.
“우리가 지금 하는 얘기들, 사실 팀 회식 땐 못 해. 다들 앞에선 열심히 듣는 척하지만, 속으론 ‘대체 무슨 말이지?’ 생각하거든.”
재용이 킬킬 웃었다.
“그러니까 오늘 우리, 회식 대신 ‘문해력 스터디’ 한 거네.”
승훈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 이제 보고서 쓸 때마다 확인할 거야. 이 문장에서, 주어랑 서술어는 서로 손 닿을 만큼 가까운지.”
범수가 가볍게 손뼉을 쳤다.
“그게 진짜 말 잘하는 사람의 시작이야. 회의 때도, 보고서도.”
재용도 컵을 들며 마무리했다.
“짧고 명확한 문장은 결국 배려야. 읽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에 대한, 동료에 대한.”
승훈은 노트북을 덮었다. 그리고는 남은 커피를 쭈욱 들이켰다. 속이 후련할 만큼.
“우리, 이 대화… 진짜 회사 생활 중 가장 실용적인 대화였던 것 같아.”
셋은 그렇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날 밤, 각자의 방에서 그들은 한 문장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짧게, 그러나 정확하게. 주어와 서술어가 서로를 가까이서 바라보고 있을 만큼.
문해력/어휘력/이해력 점검 11단계
다음 밑줄 친 부분을 표기법에 맞게 고치시오.
1. 문제가 너무 안 풀려서 머리를 쥐뜯으며 괴로워했다. ( ) 쥐어뜯으며
2. 월급이 워낙 작으니 한 달 살기에도 빠듯합니다. ( ) 적으니
3. 결혼식을 치루고 나니 이제야 정신이 돌아온다. ( ) 치르고
4. 개네들은 도대체가 왜 빠진 거래? ( ) 걔네들은
5. 가방 안에 넣어뒀던 식빵이 완전 뭉게진 거야? ( ) 뭉개진
6. 어휴, 저 개그맨 진짜 오도방정이 따로 없구나. ( ) 오두방정
7.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검어쥐었을 때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 ) 거머
8. 철호야, 손톱깎기 대체 어디 있는 거니? ( ) 손톱깎이
9. 마음의 상처를 가리우는 시 한 편을 읽었다. ( ) 가리는
10. 드라마에는 왜 그렇게나 바람끼 많은 사람들로 넘쳐나니. ( ) 바람기
11. 밥 먹고 바로 설겆이를 하려고 매번 마음먹는데 왜 이렇게 힘들까. ( ) 설거지
12. 결혼 승락 얻기가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 ) 승낙
13. 봄볕에 아지랭이가 피어오르는 게 보인다. ( ) 아지랑이
14. 여기 이 리모델링 아파트는 신혼부부가 살기에 안성마춤이다. ( ) 안성맞춤
15. 이렇게 일 처리를 하는 것 보니 넌 아직도 애숭이야. ( ) 애송이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7554275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539019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