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깨달음 보존의 법칙

잃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새롭게 얻은 것일 수 있습니다

by Jeremy

이 나이에 당도하기까지 뒤돌아보면 참 많은 일을 겪은 듯합니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며 살던 어렵고도 어린 그 순간에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출연료를 떼이기도 하고, 선배의 왕따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당시에는 고통 그 자체였습니다.

울기도 많이 울었지요.

울다 지쳐 잠들 때도 있었으니까요.

잠들었는데 꿈에서도 힘들어서 울었는데,

그 느낌이 너무 싫어 자다 깨기도 했었죠.

물론 세상 모두가 그렇게 아픔을 안고 배신을 당하고 슬픔을 삼키며 살아가고 있겠지요.

전 결국 트라우마라는 것이 생겨

유사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치를 떨면서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답니다.




사람이 싫어졌고,

절대로 사람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다짐, 또 다짐했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인간 혐오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조차 지쳐가게 되더군요.


그래서였는지 관객, 즉 사람 앞에 서야 하는 뮤지컬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후회와 실망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던 때도 있었습니다. 결국 그러한 이유와 더불어 한계점에 부딪힌 제 자신을 원망하며 그만둬야 했습니다. 열정과 당당함으로 뒤엉켜 있던 20대는 눈물과 아픔으로 뒤범벅이 되어버렸습니다. 30대를 맞이할 한줌의 용기도 손 안에 담기지 않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성철 스님과 김수환 추기경님의 책을 읽게 되었고,

세상에서 나만 절벽에서 등 떠밀린 것 같은 열등감에 빠져들지라도,

사실 알고 보면 등 떠밀리는 그 찰나의 순간에도 깨닫는 바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사기를 당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고통스러웠던 당시를 떠올려보면,

어릴 적 20대에 사기를 당해 그나마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당한 것이 아니었나 깨닫게 됩니다.

은퇴를 앞둔 분이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려 고통스러워하다가 목숨을 하늘로 맡겨버렸다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을 보면서 그나마 깨달음을 한 줌 얻게 되었습니다.


공연 후 출연료를 떼여 힘들어했지만,

내가 갑의 입장이 되었을 때는 을의 노동에 대한 대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그래서 직장에 다니던 시절, 외주 업체에 일을 맡긴 후 결재일을 늦추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실핏줄처럼 예민하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미워져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졌던 경험이 있었기에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한 명을 알게 되면 바라는 것 없이 주는 것에 감사하자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더라고요.

인생은 잃은 것처럼 보이는 와중에도 배우는 것이 그만큼 크더라고요.

인생은 정말 그 자체로 학교가 아닌가 싶더군요.


제가 돈과 명예를 마음껏 움켜쥐며 성공한 것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마음만큼은 성공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걱정 프리... 나는 매일 최소한 한 가지는 깨달음을 얻고 살아가며,

깨달음 보존의 법칙을 실천하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으니까요.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로 돌려보자면,

여기 브런치에 글을 쓰느라 피곤한 와중에도 억지로 시간을 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글을 읽는 분들의 공감을 얻고, 그분들이 고맙다며 댓글을 남겨주시는 기쁨을 얻고 있잖아요. ^^


철학가 세네카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하지요.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이죠.

인생의 매 순간마다 잃었다고 생각하는 그 찰나가

바로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면

삶이 더욱 풍성해질 겁니다.

스트레스에서 조금 더 해방되는 즐거움을 덤으로 얻을 수도 있고요. ^^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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