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김훈 작가의 단편집 <저만치 혼자서>를 읽으며 마무리한다. 흘러간 인생의 시간을 개인이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질문이 단편집을 관통한다. 작가는 이 덧없는 시간을 받아들이는 게 단순한 체념을 뜻하는 게 아님을 말한다. 오히려 반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수 있다는 연륜을 의미한다고 독자들에게 분명히 한다.
흘러간 시간은 대개 뾰족하고 굴곡지므로, 수용하려고 할 때마다 몸에 상처나기 십상이다. 인생을 현명하게 살기 위한 연륜일 터인데, 이를 위해 몸에 상처를 내야 한다니, 역설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2회차 따위 없는 삶에서, 20대가 끝났다. 20대에게는 방황과 불안 이라는 이름 하에 미숙함이 허용된다. 이 미숙함이라는 방패 아래 숨어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는지, 또 나도 저 미숙한 자들 때문에 얼마나 아파했는지 모르겠다. 서로가 서로를 후벼파며 쌓인 상처들이 각자의 연륜을 위한 자양분이 된다니 씁쓸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20대가 끝나는 지금, 더 이상 예전처럼 미숙하다는 핑계로 숨을 수는 없다. 작디작은 크기이지만, 나름 큰 비용을 지불하고 쌓 은 나의 연륜이다. 앞으로는 이 연륜을 가지고 주변에 상처 주지 않고, 마음 아픈 일이 있더라도 조금 더 현명하고 무던하게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