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해외 살기를 위해 떠났다가 이민으로 정착하게 된지 어느덧 5년.
한국에 있을 때부터 아이들 사교육은 시키지 않아도 책육아 하나 고수하며 아이들을 키워왔다.
맞벌이 부부에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부모가 의지를 갖고 행했을 때 삶은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게 되어 있다. 집에는 TV대신 아이들 성향에 맞춘 책으로 채워나갔고, 퇴근 후나 쉬는 날이 되면 아이들이 푹 빠져들만큼 흥미진진하게 책을 읽어주었다.
캐나다로 아이들과 해외 살기를 떠날 때 배로 보낼 짐의 대부분은 책이었다.
하지만 모든 책을 다 가져갈 수 없기에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으면서 여러번 읽어도 유익한 내용의 책들 위주로 챙겼다. 하지만 그 책들로 몇 달은 버틸 수 있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책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커졌다.
이곳에 와서도 서점을 자주 다녔지만 한국책만큼 아이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흥미있고 짜임새있게 만든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밴쿠버에 한인 서점이 하나 있지만 집과 거리가 좀 있었고, 한국에 있을 때에도 보통 중고서점을 통해 인기있는 전집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왔기에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원없이 읽힐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이곳에서도 온라인 한인카페를 통해 중고책이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그 수가 많지 않다보니 원하는 책이 나올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가 없고, 간혹 나오더라도 몇 권씩 빠져있거나 낡고 오래된 경우가 많았다.
해외 살기 1년은 버틸 수 있었으나 캐나다에 좀 더 머물기로 결정하면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캐나다에서 한국 물건을 받을 때 보통 항공이나 선박을 이용한다. 항공은 빠르지만 가격이 비싸고, 배는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물건을 받으려면 몇 달정도 기다려야 한다.
책 몇 권정도는 비행기로 받는게 더 낫고, 무게가 늘면 늘수록 여유를 갖고 주문해서 배로 받는게 유리하다.
한국에서처럼 직접 서점에 가서 책을 확인한 뒤 구매하지는 못하지만 엄마들이 남긴 후기를 잘 찾아보고 우리 아이들에게 읽혀도 좋은 책이다 싶으면 다이어리에 따로 기록을 해둔다. 그리고 아이들이 크면 사달하고 이야기하는 책도 늘어난다. 구매해야 할 책 리스트가 어느정도 쌓이게 되면 그 책들을 배로 한 번에 받기 위한 주문에 들어간다.
*신간은 중고서점에서도 정가와 비슷한 가격에 거래되기 때문에 Yes24나 교보문고 같은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여 10% 혜택을 받고 포인트를 쌓아 회원 혜택을 누린다.
*중고책은 원하는 전집의 구성을 최대한 갖추었는지와 책의 상태에 따라 구매를 결정한다. 보통 중고서점 주인이 중고책을 올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한 판매자를 통해 다수의 책을 구매하면 배송비를 절감할 수 있다.
*배송지는 해운회사와 사전에 연락하여 책을 보낼 배송지 주소를 받아두고 그 쪽으로 책을 주문하면 된다.
해마다 한 차례씩 책을 받는데 지난 코로나 때 바깥 활동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아이들 책 읽는 양이 급속히 증가했다. 그 시기에 받은 책이 책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한국에서 책을 많이 받았고, 아이들은 책의 바다에 빠진 듯 책에 몰입했다.
아이들 책을 주문할 때 우리 부부가 읽을 책도 함께 받고 있으니 이제 밴쿠버에서도 온가족이 마음껏 한국책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