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관리된 위기

팀장_Part 2. 울음 뒤에 남는 것

by 직장인C

J의 면담은 예상치 못 한 순간에 찾아왔다.


“팀장님, 잠시 시간 괜찮으십니까?”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았다.

어딘가 힘이 빠진 톤이었다.


나는 회의실을 잡았다.

J는 노트북도 없이 들어왔다.

그녀는 자리에 앉자마자 손을 모았다.

잠시 말이 없었다.

나는 먼저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인가요?”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펼쳐졌다.

눈물이 뚝 떨어졌다.

“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나는 순간 말을 잃었다.


“무슨 말인가요?”

“여기 와서... 계속 피드백을 받는데...”

그녀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저는 그동안 어떤 조직에서도 일을 잘한다는 말만 듣고 살아왔습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여기서는 제가 자꾸 틀리는 것 같고... 속도도 느린 것 같고...”

눈물을 훔쳤다.


“솔직히... 자존심이 많이 상했습니다.”

그 말은 의외로 솔직하게 들렸다.

나는 부드럽게 말했다.


“J님, 잘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팀장님도 답답하셨을 겁니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피드백은 더 잘하자는 의미지, 못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녀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그래서... 그만두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순간 눈을 들어 그녀를 봤다.


“퇴사요?”

“네. 저 같은 사람이 여기 있어봤자 팀에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요.”

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이 말을 온전히 믿어 되는 것인가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눈앞에는 울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J님.”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만둘 이유 없습니다.”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정말입니까?”

“네. 부족한 부분은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녀의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그때 나는 그 흔들림의 의미를 읽지 못했다.

“팀장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신다면...”

그녀는 숨을 골랐다.


“...조금 더 해보겠습니다.”

그 말은 결심처럼 들렸다.

나는 안도했다.

위기는 넘어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면담이 끝난 날 오후.

갑자기 임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J님이 육아로 퇴사를 고민한다고 하던데요.”

나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예?”

“방금 연락이 왔습니다. 아이 초등학교 입학 문제로 퇴사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나는 회의실 창밖을 바라봤다.

조금 전까지 울며 ‘부족하다’고 말하던 사람이 이미 다른 채널로 움직이고 있었다.


“팀장님, 육아로 퇴사하는 인재는 막아야 합니다.”

임원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조직 문화 차원에서도 좋지 않습니다.”

나는 짧게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는 한동안 앉아 있었다.

조금 전의 울음이 머릿속에서 다시 재생되었다.

그녀는 그만두겠다고 말했고 나는 붙잡았다.

그런데 동시에 임원에게 연락했다.

나는 그 사실을 이해하려고 했다.


불안해서 그랬겠지.

확신이 필요했겠지.

그렇게 나는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녀는 연약해 보였다.

그리고 나는 그 연약함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며칠 뒤 결정이 내려졌다.

2월 말까지 정식 업무 수행.

3월부터는 육아 배려로 중간 매니저 업무 제외.

하루 3~4시간 근무.

나는 팀원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했다.


그녀는 두 번의 퇴사 의사를 밝힌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두 번이나 붙잡힌 사람이 되었다.


이 이야기를 그녀가 어떻게 전달할지
나는 그때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 면담은 위기가 아니라 판을 바꾸는 첫 수였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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