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_Part 3. 협업이라는 시험대
나는 J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 면담 이후 조금은 더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흔들릴 수 있다.
환경이 바뀌면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그렇게 믿었다.
그래서 다른 팀과 협업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외부 지표를 개선하는 중요한 과제였다.
성과가 명확했고 잘만 하면 팀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
그리고 J가 중심이 되는 구조로 설계했다.
“J님이 메인으로 맡아주세요.”
회의실에서 나는 그렇게 말했다.
J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제가요?”
“네. 기회라고 생각하세요.”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초반은 괜찮았다.
자료는 빠르게 준비됐고 회의 일정도 잡혔다.
문제는 첫 공식 미팅에서 터졌다.
상대 팀장은 말수가 적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핵심은 정확히 짚는 타입이었다.
J가 제안서를 설명하는 동안 그는 조용히 듣고 있었다.
그리고 단 한 문장으로 물었다.
“이 수치는 어떤 기준으로 산출된 건가요?”
J의 말이 잠시 멈췄다.
“저희 내부 기준입니다.”
상대 팀장은 고개를 기울였다.
“공식 보고서 기준과는 조금 다른데요.”
그 말은 공격이 아니었다.
단순한 확인이었다.
하지만 J의 표정이 굳었다.
“저희가 먼저 제안드린 안입니다.”
목소리가 조금 단단해졌다.
상대 팀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검토는 가능하지만 저희 쪽 방식과 충돌이 있습니다.”
회의가 끝난 뒤 공기가 묘하게 가라앉았다.
J는 아무 말 없이 자료를 정리했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봤다. 자존심이 건드려진 얼굴이었다.
며칠 뒤 상대 팀장에서 전화가 왔다.
“팀장님, J님과 소통이 조금 어렵습니다.”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어떤 부분이요?”
“저희가 검토 중인 사안인데 마치 저희가 일을 지연시키는 것처럼 말씀하셔서요.”
나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우리가 제안한 프로젝트였다.
그들은 검토 중이었고 우리는 기다리는 입장이었다.
나는 J를 불렀다.
“소통 과정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녀는 바로 말했다.
“그 팀이 소극적입니다.”
“그래도 표현은 조심해야 합니다.”
그녀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제가 잘못했습니까?”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표현이 조금 강했습니다.”
그날 이후 J는 그 프로젝트에서 한 발 물러섰다.
공식적인 이유는 “업무 과중”이었다.
실제 이유는 자존심의 상처였다.
소통은 JD에게 넘어갔다.
“JD님이 실무 정리하세요.”
J는 그렇게 지시했다.
회의 참석은 줄어들었고 최종 확인만 그녀가 했다.
문제는 그 순간부터였다.
결과물이 자꾸 되돌아왔다.
수정,
또 수정.
내가 피드백을 주면
초반에는 고쳐지는 듯했지만 J를 거치고 나오면 다시 원상복구가 되었다.
나는 점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같은 지점에서 계속 멈추는 걸까.
왜 고쳐진 문장이 다시 예전 문장으로 돌아갈까.
그리고 R의 얼굴이 다시 떠올랐다.
회의에서 말이 줄어들던 그 모습.
보고서에 자기 판단을 지우던 그 모습.
이 프로젝트는 J에게 기회였고 동시에 시험대였다.
그리고 그 시험은 이미 기울어지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구조를 바꾸면 해결될 거라고 믿고 있었다.
그게 가장 큰 오판이었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