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초롱 박철홍의지금도 흐른다 892
초롱초롱 박철홍의
지금도 흐른다 892
ㅡ 소통부족, 그리고 댓글 ㅡ
제 글에 댓글이 달릴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괜히 화면을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됩니다.
내 글을 누군가 읽었다는 사실,
그리고 읽고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잠시 멈춰 서서 한마디를 남겨주었다는 사실이 마음을 데웁니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댓글은
그런 존재입니다.
분명한 온기입니다.
물론 때로는 칼날처럼 날카로운 말이 마음을 베어 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댓글은 여전히 글을 계속 쓰게 만드는 힘입니다.
어제 올린 글에서 제 글들이 브런치에서 그다지 관심받지 못하고, 댓글도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자 내가 가입해 계속 글을 올려왔던 밴드, 카페 등에서
여러분들이 제게 거의 같은 말을 해주셨습니다.
“소통이 부족하다.”
맞는 말입니다.
자기 글에 관심은 바라면서
남의 글에는 고개 한 번 돌리지 않는 마음은 솔직히 말해
‘도둑놈 심보’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부끄럽지만, 그 '도둑놈 심보' 마음이 제 안에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그동안
몇 번이나 변명처럼 들릴 이야기를 해왔지만, 그래도
제 상황을 다시 한번 담담하게 남겨두고 싶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는 정말 바빴습니다.
제 대부분 글은 새벽에 썼습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고, 고치고, 다듬어 올리면 서너 시간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숨 돌릴 틈 없는 제 하루 일과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작은 지역이지만 정치인으로 살았고, 선거만 여섯 번 이상 치렀습니다. 농촌 지역 정치인 일상이 어떤지 아마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 와중에도 이렇게 많은 글을 썼다는 사실이 지금 돌아보면
스스로 조금은 대견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남의 글을 읽고, 한 편 한 편에 마음을 담아 댓글을 다는 일.
저도 그러고 싶었지만
그때의 제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더 생겼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글 쓰는 시간이 더 늘었습니다.
제가 소설을 써 보기 시작하면서 하루 대부분을 글과 함께 보냅니다.
새벽 네 시쯤 일어나
다섯, 여섯 시간 글에만 매달리고 나면, 그날은 다시 글을 읽고 싶지도, 누군가 문장과 마주할 힘도 남지 않습니다.
이 또한 핑계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결국 저는 소통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반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글을 꾸준히 읽어주시고,
시간을 들여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께는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괜히 허망함을 느끼고,
관심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투정 같은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그저 묵묵히 쓰고,
묵묵히 올리겠습니다.
글이 버거워지고
허망함이 깊어질 때는
아무 말 없이
잠시 물러나 있겠습니다.
제 글은 대체로 길고,
역사 이야기이거나
골 아픈 시사적인 내용도 많아
가볍게 읽고 한마디 남기기
쉬운 글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겨지는 한 줄, 두 줄의 댓글은
제게 다음 글로 나아갈 힘을 줍니다.
조용하지만 분명한 응원입니다.
이 글의 끝에서라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남깁니다.
ㅡ 초롱박철홍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