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초롱 박철홍의 고대사도 흐른다. 103[번외 편]

(진성여왕과 후삼국 도래 1 – 내가 역사흐름을 기록하는 이유)

by 초롱초롱 박철홍

초롱초롱 박철홍의 고대사도 흐른다. 103

ㅡ 남북국 시대 14 ㅡ [번외 편]

(진성여왕과 후삼국 도래 1 – 내가 역사흐름을 기록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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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 '진성여왕' 시대는 우리 역사에서 고대 끝자락에 서 있는 순간입니다. 통일신라는 흔들리기 시작하고 후삼국 이라는 새로운 시대 씨앗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결국 이 혼란은 후삼국시대 거쳐 오십여 년 뒤 ‘고려’라는 중세 시대로 이어집니다.


연재를 이어오며 저는 큰 흐름 위주로 글을 써왔습니다. 왕과 국가적 사건 전쟁과 권력다툼 중심으로 정리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역사 흐름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고 사건이 구조적 변화를 어떻게 만드는지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번외 편은, 연재 본편에서 잠시 벗어나 제가 글을 써온 이유와 역사 접근방식을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글쓰기 자체가 제게 큰 성취이자 즐거움이라는 점 그리고 긴 연재 속에서 역사흐름을 잡는 방법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연재 독자 여러분, 잠시 쉬어가는 마음으로 이 '번외 편'을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역사이야기는 곧 본편에서 다시 흐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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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언제나 한 시대가 저물고 다른 시대가 태어나는 경계에서 깊은숨을 쉰다. 그 흐름 속에서, 나 또한 지난 시간 동안 쌓아온 생각과 기록을 돌아보고자 한다.


앞서 통일신라 200년을 정리하면서 떠오르는 인물이 '장보고' 외에는 거의 없다고 쓴 적이 있다. 이에 대해 한 독자는


“원효, 의상, 최치원, 김대성, 진성여왕 등 문화와 불교 분야 인물들도 많고 백성들 삶과 사회현상도 함께 다뤄야 한다”


고 조언했다.


사실 나 역시 그 부분이 아쉬웠다. 백성들 실제 삶, 경제상황, 문학과 건축, 예술까지 담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글이 지나치게 방대해지고 국사교과서처럼 딱딱해진다.


그러면 누가 내 역사 글을 끝까지 읽어주겠는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내 역사 글 제목을 처음부터 <초롱초롱 박철홍의 역사는 흐른다>로 정했다. 우리 역사라는 큰 흐름을 한눈에 잡고, 시간의 물줄기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목적 아래 나는 정치사 중심으로 글을 써 왔다. 왕과 그 주변 인물, 국가적 변화를 가져온 사건, 전쟁과 왕위쟁탈전 같은 큰 정치 사건들을 중심으로 다루었다.

여기서 말하는 ‘역사흐름 정리’란 단순한 사건 나열이 아니라 왜 사건이 발생했고 그 결과가 역사에 어떤 구조적 변화를 가져왔는지 이해하도록 돕는 작업이다.


선사시대, 고대, 중세, 근대, 현대 등 시대를 구분하고 각 시대 특징과 전환점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내게는 특정사건 원인과 결과를 연결해 독자가 흐름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백성들 삶, 사회·문화적 변화, 농업과 경제, 과학기술 변화 등을 충분히 다루지 못한 점은 아쉽다.


또 하나 목적은 우리에게 잘못 알려졌거나 지나치게 단순화된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기록과 맥락 속에서 다시 살펴보고, 가능한 사실에 가깝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이제 이 기나긴 작업여정 끝이 보인다.


거창하게 <우주역사부터, 인류 선사시대, 그리고 우리 역사 단군신화에서부터 현대의 6·25 전쟁까지> 내 나름대로 긴 여정을 '1차 정리'로 마무리했다.


정치인 출판기념회를 위해 급히 준비하다 보니 조금 조급하고 조잡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조선오백 년'을 정리해 두 권의 책으로 이미 세상에 내놓은 경험이 있다.


앞으로 남은 부분까지 모두 출간하려면, 아마 500페이지가 넘는 책, 여섯 권 이상이 될 듯하다.


이미 출간된 두 권도 다시 편집해 <초롱초롱박철홍의 역사는 흐른다>라는 이름으로 ‘한국통사’ 전집으로 내는 것이

내 오랜 꿈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어느 출판사도 나서 주지 않는다면 자비출판은 부담이 상당하다.


"그래서 그저 꿈으로만 남게 되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에 요즘 글을 쓰면서도 가끔 허망함에 잠기곤 한다.


현재는 10년 전부터 쓰기 시작한 '1차 정리' 글들을 글 쓸 당시 생각과 현재 내 생각이 달라진 부분 그리고 당시 지식부족으로 잘못 정리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2차 정리'를 하고 있다. 2차 정리가 103편 오늘 편까지 와 있다.


나는 법적으로 ‘노인’ 범주에 들어간 지도 1년이 되어 간다


몸과 마음은 아직 노인이란 말을 실감하지도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지만 이 또한 현실이다.


다행인 점은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마음 졸이며 살아오던 시기를 벗어났다는 것이다. 주위에서는 내게 다시 그 세계로 돌아가기를 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지금 삶이 좋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비록 내게 경제적 보탬은 되지 않지만 내가 이렇게 글 쓰는 취미가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살아오면서 이처럼 오랜 시간 한 가지 일에 꾸준히 몰두한 경험이 거의 없다.


나는 학창 시절부터 공부, 운동, 예능 어느 하나 특별한 재능을 지닌 사람은 아니었다. 아주 뛰어나지도, 아주 뒤처지지도 않은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을 부러워한 적도 많았다.


그러나 이제 내 생각이 달라졌다.


건강하게 평범하게 늙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되었다. 그 자체가 가장 큰 행복이라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한 줄 한 줄 정리하며 흐른 역사를 기록하는 이 시간만은 내게 살아 있는 희망과 위안이 된다.


이야기가 다소 길어졌다.


사실 오늘은 신라 세 번째 여왕 이자 '후삼국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버린 '진성여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하였다.


그러나 서두가 길어져 <진성여왕과 후삼국 도래> 본격적인 이야기는 다음 편으로 미루고자 한다.


'진성여왕'은 흔히 성적으로 문란한 여왕으로 알려져 있다.


과연 사실일까?


다음 편에서 사료를 중심으로 차분히 정리해 보고자 한다.


다만 성적문란 이야기에 호기심을 가진 분들은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기를 ...


내 글은 역사 글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한 가지만 미리 더 언급하자면, 내가 중·고등학교 시절 국사 수업에서 진성여왕 시대와 함께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 바로 <삼대목>이다. 저자 이름이 독특하여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대구화상과 각간 위홍>


국사시험 단골출제였다.


'삼대목'은 우리 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책이다.


다음 편에서는 진성여왕의 정치적 상황과 함께, 이 <삼대목>에 대해서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다.


미리 조금 알려주지만 진성여왕과 삼대목 작가들이 어찌어찌했다는 것이다.


이어서 진성여왕과 후삼국시대 도래 2편이 계속됩니다.


ㅡ 초롱박철홍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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