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초롱 박철홍의 고려사도 흐른다. 89

조선건국의 서막 2 ㅡ 이성계와 정도전 1

by 초롱초롱 박철홍

초롱초롱 박철홍의 고려사도 흐른다. 89

ㅡ 조선건국의 서막 2 ㅡ

(이성계와 정도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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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즈음 올리는 고려 말 부터 조선 말 철종시대까지는 이미 10년 전에 써 놓은 글들입니다.


<초롱초롱 박철홍의 역사는 흐른다! 상편>으로 500페이지에 달하는 상당히 두꺼운 책까지 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책은 제가 정치인 시절 '출판기념회' 목적으로 급히 서둘러 출판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이번에 글을 올리면서 다시 읽어 보니 철자법, 띄어쓰기, 문맥 등도 많이 어설픕니다. 내용도 손 볼 곳도 많습니다.


그리고 4년 후 또 한 권의 책을 냈습니다. 이 책 또한 정치인 으로서 출판기념회용이었지만, 이번만큼은 출판사와 정식계약 해서 내 놓은 책이라 상태가 '상편'보다는 상당히 양효합니다.


책 내용은 구한말시대입니다. '흥선대원군'부터 '한일병합 강제조약'까지 입니다.


이 시기는 짧지만 가장 부끄럽고 할 이야기도 많은 시대였습니다. 600페이지가 넘는 상당히 두꺼운 책입니다. 출판사와 정식계약하고 인터넷등 서점에서도 판매가 되고 있어서 그런지 달달이 인세도 몇 만원에 불과하지만 들어옵니다.


처음으로 몇 만원 인세가 통장에 찍혔을 때 그 기분은 참으로 좋았습니다.


"이제 나도 인세 받는 작가야"


ㅎㅎ 자랑하고 싶었고, 자랑 많이 했습니다.


사실 저는 지금까지 쓴 모든 글을 새벽, 침대에 누운 채 스마트폰 으로 써왔습니다. 그래서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과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었다면, 저는 이렇게 수천 편에 달하는 글을 쓰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제가 처음 역사 글을 쓴 건 10년도 훨씬 전, ‘광해군’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중립외교로 '병자호란' 같은 참화를 막아내고 있었던 광해군 선택, 관심이 갔고 흥미로웠습니다.


광해군 이야기를 쓰다 보니 '인조' 까지 내려갔고, “이왕 시작한 거 끝까지 써보자”는 마음으로 지금 까지 10년 넘게 이어왔습니다.


그렇게 해서 <구한말 편, 일제강점기 편, 해방전후사 편, 고대사 편, 후삼국시대 편, 고려사 편>까지 결국 한국사 흐름 전체를 훑어낸 <한국통사>를 완성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상편(조선 500년)과 중편(구한말 시대)은 이미 출판되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제 <이순(耳順)의 꿈>은, 이미 써놓은 한국통사를 5~6권 분량 으로 묶어 한 질 책으로 출판하는 것입니다.


요즘 아침식사 시간마다 제 글을 다시 읽습니다. 그리고 깜짝깜짝 놀랍니다.


“어, 이거 꽤 재미있는데?”


"진짜 내가 쓴 거 맞아?"


제가 썼지만, 읽다 보면 흥미롭고, 내용도 깊이가 있었습니다.


ㅎㅎ 자랑 같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자랑질입니다.^^


하지만 제 글은 학문적 전문서적 아니어도, 일반상식보다 조금 높은 수준에서 우리 역사 전체 흐름을 잡아보기에는 꽤 괜찮은 책입니다.


학창시절 역사 교과서처럼 딱딱 하지 않고, 때로는 소설처럼 흥미 진진하게 읽힙니다.


우리가 그동안 잘못 배웠거나, 드라마나 영화에서 왜곡된 사실을 바로 잡아주기도 합니다.


역사를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는데 도움도 줄 것입니다.


무엇보다 시대를 타지 않는 역사책이니, 두고두고 하루 한두 편씩 평생 읽어도 좋고, 자녀들 에게 물려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5~6권에 달하는 대작(?)을 출판해줄 출판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결국 자비로 출판해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자비로라도 출판해, 제 주위 분들께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요즈음 올리고 있는 '고려말'과 ‘조선건국 서막’ 편도, 10년 전에 썼던 글을 다시 다듬어 올리고 있습니다.


원래는 간단히 상황만 전하려 했는데, 쓰다 보니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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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이성계와 정도전 1 ㅡ


조선건국사는 지금까지 수많은 소설, 드라마, 영화 소재가 되어 왔다.


그러한 드라마 주역, 중심인물은 당연히 '태조이성계'였다.


반면 '삼봉정도전'은 오랫동안 조선건국사에서 이성계 주변 한 인물에 불과했다. 심지어 드라마 에서는 조연조차 되지 못했다.


최근 들어서야 ‘정도전’을 제목 으로 한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 되었고, ‘육룡이 나르샤’ 등 현대 드라마에서도 그는 조선건국의 주역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그러나 정도전 말로는 비참했다.


조선 태조이성계 다섯째 아들 '이방원'(훗날 태종)이 ‘제1차 왕자의 난’에서 정도전을 살해 했고, 왕위에 오른 뒤 정도전을 ‘만고의 역적’으로 낙인찍었다. 대신 자신이 죽인 '정몽주'는 ‘만고의 충신’으로 추켜세웠다.


그 결과 정도전은 조선 500년 내내 역적으로 매도되었고, 이름조차 함부로 부를 수 없는 금기 인물이 되었다.

그의 명예가 회복된 것은 조선 말 '고종' 때였다.


이렇게 조선을 세운 주역 정도전 과, 조선건국을 끝까지 반대하며 고려에 충절을 바친 정몽주가 조선 역사 속에서는 서로 뒤바뀐 평판을 얻은 것, 역사 아이러니를 제대로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조선을 세운 사람은 이성계 였지만, 조선이 어떤 나라가 되야 하는지를 구상하고, 구체적으로 설계한 인물은 정도전 이었다.


조선건국 서막은 이성계가 아니라 정도전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정도전은 조선 행정제도 대부분을 만들었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궁궐 명칭까지 지었다.


정도전은 고려 말 사회 불합리를 해결하려면 혁명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정도전은 그 혁명은 새로운 왕조 개창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믿었다.


이 무렵 이성계는 자신이 새로운 왕조의 왕이 되리라 꿈에도 생각 하지 못했다.


'무학대사'나 이성계의 왕위 꿈 이야기는 모두 조선건국 후 꾸며진 야사일 뿐이다.


정도전은 젊은 시절부터 고려를 무너뜨리고 새 나라를 세울 확고한 의지를 품고 있었다.

서출(庶出)출신으로서 고려사회 에서는 희망이 없다고 본 개인적 처지도 이런 생각을 강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역사는 참 아이러니하다.

'서출차별'을 없앨 나라를 꿈꾸며 세운 조선은, 오히려 '서얼차별'을 법제화하고 고려보다 훨씬 강하게 유지했다.


정도전은 '신돈'을 불교세력으로 보고 미워했으나, 신돈 개혁성향 은 이어받았다. 토지개혁, 노비 해방 등은 사실상 신돈의 개혁 과제와 맞닿아 있었다.


새 왕조 건설 핵심동력은 군사력 이라 판단한 정도전은, 당시 떠오르던 신흥무인세력 대표 이성계를 주목했다.


정도전은 “무력 없이는 새 왕조도 없다”고 보고, 이성계를 동반자로 선택했다.


즉, 이성계가 정도전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정도전이 이성계를 선택해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연 셈이다.


이성계는 고려 말 권문세가 출신 이 아니었다.


정도전은 바로 이 점을 높게 평가 했다. 고려 기득권과 무관한, 젊고 패기 있는 장수이기에 새 왕조의 적임자라 본 것이다.


이성계와 정도전의 첫 만남은 정도전 나이 42세, 이성계 49세 였다. 참고로 이 무렵 최영은 68세였다.


이는 당시 이성계가 최영에 비해 장수로서나 세력으로나 비교가 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정도전이 최영 대신 이성계를 택한 이유 중 하나도, 더 먼 미래 내다보고 젊은 장수를 선택했기 때문일 것이다.


드라마 ‘정도전’에서는 고려 원로 정치가 '이인임'이 최영에게 “이성계를 조심하라”고 경고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성계가 요동정벌군을 이끌 때, 폭우와 군량 부족, 탈영병 속출 등으로 어려움이 겹치자 정도전이 ‘회군(回軍)’이라 적힌 쪽지를 보냈다는 설정도 등장한다.


역사적 사실 여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위화도회군 결과와 그 이후를 볼 때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이다.


세종 때 편찬된 '고려사'에는 이미 역적으로 몰린 정도전 행적이 축소·삭제되어 있어, 위화도회군 과 정도전의 연관기록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


실제로 이성계는 권력욕이 강한 인물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1차 왕자의 난' 이후 왕위를 버리고 함흥으로 내려간 일만 봐도 그렇다. 그는 권모술수형 정치인보다는 순수한 무장에 가까웠다. 아마 이런 면 때문에 최영도 그를 믿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도전이 없었다면 이성계는 어떻게 되었을까?


고려 말 뛰어난 무장으로 이름을 남겼을까,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역적으로 몰려 역사 속에서 사라졌을까?


이처럼 역사 속 ‘만약’을 상상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이어서 <이성계와 정도전 2> '위화도회군'편이 계속됩니다.


ㅡ 초롱박철홍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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