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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마 Sep 24. 2023

쿵쾅쿵쾅, 너의 첫 심장소리


병원 모니터에서 들리는 쿵쾅 쿵쾅! 심장소리에 내 마음 속 심장소리가 더 크게 뛰기 시작했다. 나 말로 다름 사람의 심장 소리를 듣는 것도 처음이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어지는 선생님의 말씀은 내 머리속을 더 하얗게 만들었다.

“축하해요! 임신 8주에요!”

이 상황이 나에게 벌어진 것이 맞는지, 드라마에서나 보았던 이런 상황이 정말 나에게 벌어진 일이 맞는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선생님이 말씀해 주시는 목소리는 내 귓가에서 점점 멀어지고 내 귓가에는 어느새 ‘쿵쾅 쿵쾅!’ 하는 심장소리만 들리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초롱이와 우리는 처음 만나게 되었다.


“안녕? 초롱! 나의 소중한 선물이자 보물! 반가워!”


사건은 비 오는 퇴근 길, 저녁을 먹으러 가는 도중, 신호대기 하면서 정차중이었다. 갑자기 뒷차가 우리 차를 추돌 하였고, 그 여파로 목과 등이 너무 아파서 회사에는 하루 휴가를 내고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려고 하는 중이었다. 간호사선생님의 엑스레이 촬영 전, ‘임신 가능성 있으세요?’라는 질문에 갑자기 찜찜함이 느껴졌고, 생리가 조금 늦어지고 있다고 말씀 드렸더니, 선생님은 임신테스터기를 가져다 주셨고, 선명하게 나온 두 줄을 보면서, 정말 나에게 일어난 일이 맞는지 떨리기 시작한 터였다.


임신임을 알게 된 후, 병원에서는 할 수 있는 치료와 약이 없었고, 너무 아팠던 등과 목에 대한 통증도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이 상황이 현실로 느껴지자 초파와 나는 각자의 집에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가 가장 큰 걱정이었다. 이미 결혼하기에는 충분히 늦은 나이였기에 사실 엄마는 누구보다 좋아하셨을지 모르겠지만, 그 순간 나는 이제 막 스무살이 된 것 같이 엄마에게 말을 꺼내기가 어려웠다.


각자의 가족에게 얘기를 꺼내자 마자, 우리는 초스피드로 결혼 준비가 시작되었다. 아마도 양가 모두 기다리고 있었던 좋은 소식이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었다. 그렇게 초롱이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에게 선물처럼 다가왔다.


초롱이가 우리에게 다가온 지 어느덧 10년이 되었다. 그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내가 초롱이를 대하는 마음을 생각해본다. 10살이 된 초롱이는 자기 주장과 고집도 있지만 모나지 않고 여린 성격의 책 좋아하는 꼬마숙녀로 자라고 있다. 내 기대와 다른 행동을 하는 초롱이에게 너무나 화가 날 때마다 초롱이를 처음 만났을 때를 생각한다. 우리에게 선물처럼 온 초롱이의 작지만 큰 울림, 쿵쾅 쿵쾅 소리를 들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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