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IT 강국

일상의 기록ㅣ첫번째 이야기

왠지 흑백사진으로 사진을 찍으면 사진이 멋있어 보일 때가 있다. 평소와 같아 보이던 풍경들도 사진을 흑백으로 담았을 때는 무언가 있어 보이는 건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어쨌든 나는 흑백사진을 좋아한다. 작년에 배우들과 함께 재능기부로 사진 작업을 하고 있었을 때에도 나는 맨 처음 흑백사진을 제안했었다. 흑백사진에서 무언가 사진의 숨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뒤로 촬영을 가는 날에는 흑백사진 어플을 깔아 두고 셔터를 있는 데로 눌러댔다. 그중 하나의 작품. 물론 이 사람들에게는 매우 미안한 일이지만. 그래도 얼굴이 50% 이상은 잘 안 보이니 조금은 덜 미안하다.

제목은 한국은 IT 강국인데 전부터 출퇴근을 하면서 생각해 왔던 문구이다. 필자는 구로에 산다. 그런데 회사는 신사동 쪽이다. 그래서 매일 1시간 20분에서 30분 정도 되는 거리를 이른 시간 출퇴근한다. 그러면서 가장 많이 보는 풍경이라고 한다면. 바로 이 장면.


앉아서 가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남들의 정수리를 많이 보는 필자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보는 것은 사람들이 저마다 스마트폰으로 기사나, 어제의 드라마, 혹은 웹툰을 보는 풍경이다. 누구도 사진을 찍는 사람은 없지만 이날만큼은 이 풍경을 찍고 싶었다. 아주 몰래지만 말이다. 세상이 많이 발전했다. 대한민국 사람은 핸드폰을 좋아한다. 나 역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기에 핸드폰이 꼭 나쁘다 라고는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이 풍경만큼은 그렇게 기분이 좋지는 않다.


언젠가부터 핸드폰으로 영상을 보며 출근하는 것보다. 핸드폰에 이어폰을 꽂고 출근하는 것보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버스 안에서의 소리, 지하철 안에서의 소리에 집중하며 출근하는 것을 즐겼다. 물론 그러다가 옆 아주머니의 통화소리를 어쩔 수 없이 듣게 되는 일도. 옆 중학생 여자아이들의 수다를 몰래 경청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것이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을 보는 것보다 시간이 훨씬 느리게 간다. 천천히 간다는 것. 천천히 산다는 것. 느리게 산다는 것도. 바쁜 출근길에서는 필요한 작업이 아닐까.


위의 배우들과의 작업 전 영감을 받았던 흑백사진

출처_네이버 지식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558372&cid=46709&categoryId=46709

노원역 앞 광장

PS. 혹 사진의 주인공께서 이의를 제기하신다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악의는 없으니 너그러이 용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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