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ㅣ두번째 이야기ㅣ결혼 1000일을 기념하며
주말엔 자동차 운전에 익숙한 나에게 아이와 아내의 손을 잡고 버스를 타는 아침 공기는 기분 탓인지 평소와는 달랐다. 뱃속의 아이까지 네 명의 식구는 좁은 두 자리보다는 넓은 다섯 자리인 맨 뒷자리가 우리는 더 편하다.
아내와의 결혼 1000일을 기념하며 찾은 소탈 하지만 고급 져 보였던 일본 가정식 전문점.
거리에서 느끼는 자유가 오랜만이라고 말해야 할까.
버스를 타니 운전했을 때는 못 봤던 풍경들도 보이고 사람들도 보이고 내 아이와 아내의 미소도 얼굴도 보였다.
그만큼 우리 부부는 오랜만에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했다.
집 밖에서 거리를 걷고 버스를 타고 다시 거리를 걸은 뒤 도착한 어제 봐 두었던 식당.
양이 적은 반찬이 없는 밥을 좋아하진 않지만 깔끔하고 무엇보다 아내가 식사를 맛있게 하였다.
특히 고등어구이는 작은 칼로 칼집을 낸 뒤 오븐으로 구운 듯했다.
나도 요리하는 걸 좋아하지만 고등어구이 깔끔하게 맛을 낸 건 아직도 참 신기하다.
딸아이는 배가 불렀는지 시간이 조금 지나니 평소 때처럼 배부르면 하는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만 1세가 조금 넘어 그런지 아직은 배가 부르면 음식을 먹기보다는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제발 곧 태어날 둘째는 그러질 않기를..
모처럼 차가 없을 때만 가능한 맥주를 한잔 마시고 멋들어지게 주변을 사진으로 담으니 이내 배가 부른다.
아내도
생선구이가 너무 맛있는 것 같아.. 여기 깔끔하니 좋아 라고 한다.
나 역시
응.. 나도. 당신이 좋으면 나도 좋지.
여보 결혼 1000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