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좋은 집

일상의 기록ㅣ세번째 이야기

예쁜 하늘을 바라보는 일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온다. 일어나기 싫을 정도로 피곤했던 오늘의 아침이라도 그래도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은 날이다. 어느 글의 문구에서 그랬던가. 사람들은 오늘 일을 하더라도 금요일은 기분이 좋고 오늘 쉬는 일요일은 다음날 출근 걱정에 기분이 나빠진다는. 이런 글 때문인지 토요일 아침에 찍은 우리 집 베란다 풍경은 이 글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사진이 아름다웠다.


작년에 산 이사 온 우리 집 앞 풍경이라서 그럴지도.


이사 오고 나서 얼마 안 지나 집이 내게 준 선물인 마냥 이 사진을 오래도록 간직해 왔다. 벌써. 이사온지 1년이 지났다. 어느새 첫째 아이는 두 돌이 되어가고. 이 집에서 처음 걸어도 보고. 그리고 얼마 전엔 둘째 아이가 태어났다. 공간이라는 곳은 우리 집이라는 곳은 참 많은 의미 있는 일들을 저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아름다운 기억들을 저장할 수 있어서 좋다. 아름다운 일이다.


어느덧 나이가 들어가고 전망 좋은 집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나이가 들고 이 집에서 다른 집으로 이사 갈 때쯤의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지 사회에서 어떤 위치에 서 있을지 내가 사는 동네는 어디인지 내가 사는 집의 평수는 몇 평인지 내가 타는 차는 무엇인지 궁금하게 된다. 내가 전망 좋은 집에서 더 좋은 곳으로 가려는 욕심이 아닌 샮의 목표임을 그리고 내가 하고 있는 지금의 일에 대한 성적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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