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집 아랫집의 간접피해 보상기] 11화
[본 글은 개인 경험 기록이며, 개인적 판단을 포함합니다. 상세 고지는 글 하단을 참고하세요.]
'탄광에서 일하던 광부들은 왜 매일 돼지고기를 먹었을까?’
어느 날 갑자기...라고는 할 수 없고, 화재 사고 이후 목이 꽉 막혀서 고생하던 어느 날 든 생각이다. 광부들이 일을 마치고 돼지고기를 먹는 모습을 직접 본 적은 없으나, 드라마나 다큐 등에 소개된 적이 있었다.
나도 탄광 도시에 취재 간 적이 있으나 그때는 많은 탄광이 문을 닫은 상태에서 남은 석탄으로 어떤 가능성을 모색할까 고민하는 지방자치단체를 취재한 것이었다. 국내에는 모두 363개의 탄광이 있었는데 2025년 도계광업소가 문을 닫으면서 국내 국공영 탄광은 모두 폐광했다. 탄광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석탄이 한국 전쟁 이후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었다는 것, 탄광의 맨 끝부분을 ‘막장’이라고 하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막장 인생’이나, ‘막장 드라마’의 ‘막장’이 실은 탄광 용어라는 것, 그리고 광부들이 돼지고기를 즐겨 먹었다는 것 정도였다.
혹시 돼지고기를 먹으면 목에 낀 먼지가 씻겨나가는지 궁금해서 몇 가지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광부들이 매일 돼지고기를 먹은 이유는 돼지고기가 먼지를 흡수해서 폐를 깨끗하게 한다는 믿음 때문인데 이 의견에는 이견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중금속을 다루는 공장에서 납이나 중금속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돼지고기를 먹는 것은 일리 있는 행동으로 이는 돼지고기에 들어있는 메티오닌과 시스템 등의 함황아미노산이 나프탈렌과 벤졸, 납 등의 체내 흡수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어서라고 한다. 하지만 과도한 섭취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어서 돼지고기로 이런 효과를 노리는데 반대 의견도 있는 듯하다.
내 관심은 ‘배출’에 있었다. 화재 사고 이후 나를 가장 괴롭혔던 것은 가재도구와 집에서 나는 ‘매캐한’ 냄새였고, 또 하나는 콧구멍과 목구멍을 본드로 붙여놓은 듯 숨이 막히고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이었다. 그 외에도 탈모, 결막염, 비염, 인후염, 후두염, 피부염, 관절염, 힘줄염 등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각종 염증 질환에 시달렸으나 , 6개월 정도 병원 치료를 받으며 증상이 호전되었다. 지금은 겨드랑이를 중심으로 통증이 남아있다.
전문가 소견과 전문 자료에 의하면 '화재 현장에서 매캐한 냄새가 나는 것은 다환방향족탄화수소(PHA) 때문'일 가능성이 있었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화학연료나 유기물이 불완전연소할 때 부산물로 생기는데, 매캐한 냄새가 나고, 끈적거리는 성질이 있어 먼지에 잘 흡착한다. 호흡기를 통해 흡수되고, 먼지가 붙은 제품이나 환경을 접촉할 때 피부로도 흡수된다. 일부 PHA는 발암성으로 분류되었으며, 장기적으로,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백내장, 신장 및 간 손상,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내가 다환방향족탄화수소(PHA)에 자꾸 신경 쓰고 관심 갖는 이유는 목의 상태 때문이다. 목에 아주 얇은 무언가가 밀착된 듯한 이물감, 아무리 뱉으려 해도 나오지도 않는 괴로움, 마치 잘못 바른 접착제를 억지로 떼어낼 때 끈적끈적하고 잘 안 떨어지는 것처럼 목의 상태가 그랬다. 숨이 막히고 목소리가 잘 안 나왔다. 그리고 겨우겨우 뱉어내서 보면 마치 작은 비닐조각 같았다. 이 경험이 먼저였고, PHA를 나중에 알았는데, 그 특성이 내 목의 증상과 유사한 면이 있었다.
병원 약은 증상이 있을 때 먹는 항생제가 대부분인데, 먹어도 그때 잠깐 한숨 돌릴 뿐이고, 항생제를 장기복용할 수는 없었다. 여러 과에서 약을 받았는데 모두 항생제가 들어있으니 어떤 진료과의 담당선생님은 항생제 처방은 안 하겠다고 하기도 했다. 광부의 돼지고기를 믿고 먹었던 것처럼, 목에 들러붙은 이물질을 제거할 믿을만한 방법이 없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후에는 나머지는 스스로 관리해야 낫는다고 생각한다. 의학 관련 프로그램을 할 때 '만성 염증'에 시달리다 일상의 노력으로 회복한 사람들이나, 암 수술 후 식단 관리와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며 완치에 이르는 사람들을 만났었다. 지중해 식단이 괜히 유명한 것이 아니다. 매일매일 꾸준하게....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그리고 생활 속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다.
“나는 프로그램했다고 직접 다 해보는 작가는 처음 보네”
나와 미생물에 대한 프로그램을 같이 했던 피디가 말했었다. 취재하면서 좋은 이유를 알았고,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은 나도 해본다. 유용 미생물에 대해 방송을 하고 나서 20년째 사용하고 있고, 아토피에 대한 방송을 하고 나서는 식기와 주방용품 중 몇몇을 바꾸기도 했다.
그중 하나가 오일풀링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올리브오일을 입에 10분쯤 머금었다 뱉는 것인데, 오일풀링 안내문에는 밤새 쌓인 몸의 독소를 배출한다고 되어있었다. 독소 총량을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확인할 수 없지만 분명했던 것은 전날 인스턴트식품을 먹거나, 외식을 한 날은 입에 문 오일의 상태가 빠르게 묽어졌다.
그리고 당시 갱년기 초입에 있었던 나는 여성 호르몬을 보충하는 효과를 보았다. 좋네 안 좋네, 효과가 있네 없네, 의학적으로 증명이 되었네 안되었네, 여러 의견들이 있지만 나의 경우에는 좋은 점을 느꼈었다. 나에게잘 맞는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광부의 돼지고기가 생각나면서 몇 년 전 헤어졌던 나의 올리브오일이 떠올랐다. 이를 떠올리기 전 나는 어떠했냐면, 목구멍에 본드를 발라놓은 듯 잘 벌어지지 않아 숨 쉬기가 힘들었고, 목소리도 갈라지도 잘 나오지 않았다. 장거리 운전 중에는 휴게소마다 들러 화장실 세면대 앞에서 몇십 분씩 머물러야 했다.
물을 자주 마셨고, 목이 아플 때 먹는 사탕을 사서 물고 다녔다. 여러 가지 착즙 제품을 샀고 하루에도 서너 개씩 마셨다. 좋아하는 소금으로 가글도 열심히 했다. 그러다 광부의 돼지고기가 떠오르면서 올리브오일이 떠오른 것이다. 처음에는 10분쯤 머금었다 뱉었는데, 몇 번 했더니 입 안에 오돌토돌 흰색 돌기 같은 것이 돋았다가 없어졌다. 며칠 후부터 오일을 입에 머금었다가 고개를 살짝 젖혀서 목구멍에 닿도록 했다. 그렇게 여러 번 한 뒤 뱉어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절대 삼켜서는 안 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일풀링을 할 때도 입안을 닦은 오일을 절대 삼켜서는 안 된다고 했었다. 녹인다고 표현할지, 떨어냈다고 표현할지 모르겠으나 여러 날 꾸준히 하였더니 목이 조금씩 가벼워졌다. 그리고 약간 묽어진 이물질을 뱉어낼 수 있었다.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은 것이다.
한의원에 염증 배출에 도움이 되는 한약을 지으러 갔을 때 가글 얘기를 물었더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오일을 먹거나, 바르는 것도 중금속 등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니 기왕이면 먹는 게 좋다고 했다. 그래서 올리브오일을 하루에 한 스푼 먹고, 항산화성분 효과가 있다는 오일을 바르기도 한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내 몸에 흡수된 유해물질이 배출되지 않고 남아서 염증을 만들고, 그것이 오래되어 문제를 일으킬까 하는 것이다. 유해물질에 노출된 후, 대부분의 PAH 대사물은 수일에서 수주 내에 소변으로 배출된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PHA는 지방, 피부에 잔류하거나 체내에 완전히 고정되지 않은 채 장기간 미량 잔존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글을 쓰는 현재, 그동안 앓았던 비염, 관절염, 힘줄염, 결막염, 피부염 등은 병원에서 관찰되지 않는다. 그런데 겨드랑이를 중심으로 여전히 통증이 있고 이 통증이 점차 확산되는 느낌이랄까, 돌아다닌다고나 할까. 몸 여기저기에 통증이 있기 때문에 마음을 놓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목에서 그 물질이 얼마나 단단히 붙어서 끈적거리며 배출되지 않는지 경험했기 때문에 내 몸 어딘가에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지 않다.
그래서 중금속이나 염증 배출에 더 신경을 쓴다. 지방에서 자연 속에 사는 지인 한 분은 내 소식을 듣자 직접 돌미나리를 채취해서 청을 만들어 보내주었다. 내용도 모르고 받았는데, 받고 나서 검색을 해보니 <간 해독 및 간 기능 개선, 체내 노폐물 및 독소 배출, 면역력 강화>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지인은 도라지청을 만들어 보냈다. 도라지의 주요 효과는 <기관지 건강 개선, 가래와 기침 완화, 목 통증 완화>등인데, 도라지는 시중에 여러 가지 제품이 있어서 착즙과 청도 사서 먹어 보았는데, 그중의 제일은 도라지 자체를 씹어서 먹는 것이었다. 목구멍을 넘어가면서 이물질을 훑어내는 느낌이랄까. 이것도 나에게 맞는 방법일 테니 누구에게나 권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유튜브를 열면 염증과 관련된 광고가 상당히 많다. 주로 체내 흡수된 니코틴이 폐에 끈적하게 붙어 염증과 질병을 만들어내고, 혈관에 붙어서 혈액 순환을 막는다는 내용인데... 나는 그 건강보조제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몸 안 만성 염증에 대한 내용은 이해할 수 있고, 이제 믿기도 한다. 십여 년 전에 만성염증에 대한 프로그램을 하면서 염증의 무서움을 알았고, 그래서 체내 중금속이나 염증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보조제를 몇 가지 구입했다.
나는 어떤 편이었냐면 건강한 편이었다. 수술은 30대 초에 받은 맹장 수술이 다였고, 입원도 이번에 기관지 내시경을 하려고 당일 입퇴원을 한 것이 다다. 아마 화재 이후 다닌 진료 횟수가 그 전의 모든 병원 진료일을 더한 것보다 많을 것이다. 자주 실손보험을 해약하고 싶은 욕구에 시달렸다. 그래서인지 어디가 아프기 시작하면 너무 아프고 불편하다. 어떻게든 그것을 해결하고 싶지 그냥 두고 싶지 않다.
몇 편의 의학 다큐를 만들면서 알게 된 것은 병원에서 수술받고 치료받고 복귀해도 식생활 등 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건강을 회복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한번 문제가 생기면 꾸준히 관리하며 사는 것이지 100% 회복이라는 것도 없었다.
병원 진료를 받고 충분히 약을 먹었는데 증상이 남아 있기도 하고, 나는 아픈데 병원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하기도 한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통증은 어디 가서 진료를 받을까. 모든 통증이 염증 때문은 아니지만, 염증이 있은 곳에는 통증이 있다고 한다. 통증이 있는 동안 이 신경쓰임은 계속될 것 같다. 광부들이 돼지고기라도 먹었듯이 뭐라도 하면서, 누구에게나 '할머니의 닭고기 수프'가 있듯이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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