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의 소지 없는 글쓰기

[불난 집 아랫집의 간접피해 보상기] 13화

by 조서경


[본 글은 개인 경험 기록이며, 개인적 판단을 포함합니다. 상세 고지는 글 하단을 참고하세요.]


지금까지 올린 글 열두 편을 수정한다고 브런치에 알림글을 올리고, 수정하는데 9일이 걸렸다. 원고를 전체적으로 검토한 이유는 이 시리즈의 내용이 화재 피해에 대한 것이고, 보험사라는 상대가 있고, 현재 금융감독원에 조정이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러 사람에게 공개되는 글이니 정보에 오류가 있는지, 명예훼손 등 분쟁이 생길 요소가 있는지 살필 필요가 있었다. 처음에도 나름대로 조심하며 썼는데, 다시 보니 수정할 곳이 많았다. 특히 추석 연휴에 올린 글에는 주의해야 할 정보가 많아서 대폭 수정했다.


자문은 평소에 사용하는 AI에게 구했다. 일단 ‘분쟁 소지가 있는 표현’에 대한 의견을 받아서, 그 의견이 합당한 지 여러모로 확인한 뒤 수정 범위를 정했다. 오늘 이후에 이의가 제기되는 내용이나 표현이 있으면 그때는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정정할 예정이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다 보니 글이 좀 조심스러워져서 글맛이 좀 떨어진 것 같은데,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글맛이 아니므로 조금 양보했다.


이전의 글을 수정한 데서 그치지 않고, 글 수정 과정을 13화로 올리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이 기준을 머릿속에 두고 브런치 글을 읽으니 안 보이던 것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 글에 나온 상황이나 사람은 검색 몇 번 해보면 특정이 될 수도 있겠는 걸’

‘감정과 사실이 섞여서 단정적으로 표현이 되었네’

‘개인적인 경험인데, 일반화의 위험이 있네’


이런 이유와 함께 ‘분쟁의 소지 없는 글쓰기’ 경험도 이번 화재 사고와 관련된 것이라 이 시리즈에 실는다. 글을 수정한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기존에 게시된 글을 수정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수정을 마치기 전에는 이 글을 참고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이었다. 10월 10일부터 19일까지 9일간 수정했다.


2. 이 글의 목적을 알렸다. 법적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상단에 고정해야 한다는데 그러면 정말 ‘읽을 맛’이 안 날 것 같아 하단에 배치하고, 상단에는 간단한 고지를 넣었다.


3. 특정인의 발언을 큰 따옴표로 인용한 부분을 대체로 간접 인용으로 수정했다. 대화 내용은 통화 녹음이나 문자로 보관돼 있어서 원고에 적은 내용이 거짓이나 과장이 아니다. 하지만 그 대화 내용을 그대로 적시할 경우 정보 오류나 명예 훼손의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취지의 말로 들렸다’, ‘나는 이렇게 이해했다’, ‘추정한다’는 표현으로 바꿔주었다.


4. 보험사와의 협상 과정을 쓸 때 당시의 분노가 그대로 살아났는지 감정과 사실이 분리가 안된 표현이 있었다. 그래서 사실을 사실대로 적고, 그에 대한 나의 감정은 적었다.


5. 필요한 정보를 추가했다. 예를 들어 ‘내가 당사자인 통화의 녹음은 불법이 아니다’고 적었는데 이것은 맞는 말이지만 이를 공개하거나 전달하는 것은 명예훼손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모든 것은 사안의 특수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6. 과학적, 의학적 단정적 표현을 완화했다. 내가 내 몸의 증상과 변화에 대해 기록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으나, ‘이 원인이 무엇이다’, 혹은 ‘이것 때문에 효과를 봤다’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한다. ‘~~ 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 ’~~ 의 효과일 것이라 추정했다 ‘ 등으로 완화된 표현을 사용했다.


7. 자료를 보고 요약, 정리했던 부분은 인용한 자료의 출처를 밝히거나, 링크를 달았다.


8. 선정적인 표현을 줄였다. 어떤 자료에는 ‘마음에 쏙 드는, 눈길을 사로잡는 표현’이 있기도 했다. 그래서 그대로 인용한 경우가 있었는데, 이 표현 자체가 과학적 검증을 거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쉽지만 삭제했다.


9. 내용 및 문장을 대폭 수정한 곳도 있다. 처음 글을 쓸 때는 좋은 비유라 생각했으나 다시 보니 맥락에서 벗어난 경우도 있었다. 에피소드 자체가 아무리 좋아도 맥락에 맞지 않게 사용하면 재미 없어진다.


10. 전문가로부터 들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그대로 인용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의 논문을 보고 과정까지 인용을 한 것이 아니고, 대화 중에는 다 설명하지 못한 스킵된 정보가 있을 수 있다. 때문에 직접적인 대화를 인용하기보다는 ‘~라는 설명을 관련 기관으로부터 들었습니다’, ‘전문가들은 ~~ 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등으로 완화하여 적거나, 요약하는 게 좋다고 한다.


이런 몇 가지 주의사항을 지켜가며 원고를 수정했고, 이전의 글보다는 정확한 정보와 적확한 표현을 담았다고 생각한다. 앞서 적은 대로 이후에 이견이나 문제가 제기되면 자문과 검토를 거쳐 정정할 수 있다.



본 글은 개인의 경험을 정리한 기록입니다. 관련 서류와 자료(증빙)는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 글의 목적은 유사한 상황에 처한 분들이 빠르게 대응하는 데 참고가 되도록 경험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본문에 포함된 의학적, 과학적 내용은 개인의 경험과 참고 자료 및 제삼자의 의견을 종합한 개인적 판단이며, 전문적 검증이나 수치화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본 게시물은 고의적 비방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사실 관계의 오류가 발견될 경우 정정하겠습니다. 현재 이 사안은 금융감독원에 정식 접수되어 조정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접수번호: 202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