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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RA Apr 07. 2023

전 국민의 도예화(陶藝化)

이루고 싶은 꿈

 나는 두 명의 도예가를 팔로잉하고 있다.

 한 사람은 세련된 디자인의 무채색 계열 주전자 세트를 만들고, 다른 한 사람은 푸른색 파렛트를 펼쳐놓은 듯한 접시들을 선보이고 있다.

좌: Wu Wei Chung, Taipei     우: HanaKarim, Slovenia

 처음에 나는 그가 중국인이라고 생각했다. 솜씨가 좋아서이다. 거기에 형태를 나누고 구성하는 선이 굉장히 세련된 느낌인데, 알고 보니 대만출신이었다. 그래서 현대적이었던 거다.

 그녀는 색감이 아주 좋다. 작업은 비정형의 접시를 만들지만, 파렛트를 옮겨놓은 듯한 색감과 오브제 구성이 돋보인다. 나는 그녀가 Persian Blue를 가장 멋지게 표현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두 사람은 쓰임과 아름다움을 넘나들면서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나는 중국드라마를 즐겨본다.

 중국은 일찍이 송나라 때부터 자기를 생산할 만큼 뛰어난 도자 기술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풍부한 자원과 기술이 수요에 맞물려 세계적으로도 수준 높은 도예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드라마에는 차를 마시거나 술을 마시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나의 눈길을 끄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그때 사용하는 막사발이다.

중국 드라마 속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사발이며, 분명 공급업체의 효자상품일 것이다

 자세히 보면 사발 안쪽은 유약이 발라져 있지 않다. 바깥쪽 굽 역시 맨살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저 사발이 나오는 장면은 객잔이거나 군 막사이거나 혹은 서민들의 집이다. 가끔 술을 마시다가 깨뜨리는 장면도 나오는데, 저 사발은 딱 그런 용도다.

 그래서, 고운 흙을 사용할 필요가 없고, 유약을 접시 안쪽까지 바르지 않아서 여러 개를 겹쳐 구워 가성비를 높인 제품이란 말이다.

 (설명을 덧붙이면, 가마 소성 시 한 점 한 점 놓는 것보다 여러 개를 겹치면 용적률이 높아진다. 이를 위해 사진처럼 안쪽과 바깥쪽을 유약 없이 제작해야 하는데, 완성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여기서는 one of a kind 보다는 general에 해당한다.

 흥미롭다.

 세계적으로 도자기술이 발달한 나라에서 막사발이라니......

 부끄럽게도 작품성이 먼저라고 생각했던 나의 20대를 반성해 본다.

 

 나는 도예계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하나 있다.

 바로 전 국민의 도예화(陶藝化)이다.

 모든 사람이 도예를 한 번이라도 배웠으면 좋겠다.

 흙이 주는 원초적인 감성을 느끼며 눈과 손의 협응을 만끽하는 것이다.

각기 다른 연령이지만, 흙을 대하는 태도는 비슷하다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대중은 쓰임이 있으면서 아름답고, 어렵지 않게 만들었지만 멋진 도자기를 선호한다.

 물론 나 역시 그렇다.

 작품성과 실용성, 그리고 대중성까지 갖추어야 할 것인데......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날마다 소망해 본다.

 나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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