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뭔가가 만들어지는구나.
코시국을 대담하고 치열하게 지나가면서, 바뀌는 일들에 담담하게 대처하면서, 하나씩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경남, 강원, 서울. 부산, 전국구를 다니면서 공간을 만들고 경험을 쌓고 있다. 힘들지만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날들이다. 같은 일들을 하는 친구가 점점 모인다. 제일 신나는 건, 오늘 동료와 나눈 대화처럼- 내가 하고 싶다고 입으로 떠든 일들을 "같이 하자!"고 모여주는 사람이 있고, 그게 조금씩 진짜 모습을 세상에 갖춰 나간다는 게. 오늘도 출장길에서 집으로 돌아오다가,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매일을 헥헥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나 보면 몇 달만에 이렇게나 많은 일들을 해냈다. 나 자신, 조금 뿌듯하기도 하다.
1.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중간평가- 최우수! (고생하신 지원기관 매니저님들 무한감사 ^_ㅜ)
2. 첫 행사 *코시국 조정 가능 : 9월 말 개최: SK임업과 공동 백패킹 행사
3. 부산, 원주, 하동, 삼척 등 많고 많은 출장들
4. 각종 미팅과 늘어난 네트워크들, 불 나는 연락들.
5. 첫 뉴스레터 발행! : https://stib.ee/asn3 (**똥얘기 주의)
6. 신규 크루 모집 - 2번의 답사
아직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한 일들, 할 일들이 산더미 같고, 때로는 이게 맞는 건가, 이렇게 하다가 되는 게 맞는 건가..싶다가도. 되는 구나, 싶다. 가장 기쁜 건 여러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올 때다. 그리고 혼자 고민하던 것들이 조금씩 풀려갈 때.
처음에 "백패킹으로 뭔갈 해보겠다"거나 "백패킹 문화를 '가능성'의 문화로 읽어내고 싶다"고 했을 때 다들 안 될거라고 했다. 한 1년을 묻고 다녔나. 그 사람들 모두가 나보다 어마어마한 '고수'였기 때문에 정말 그런가, 고민도 많이 됐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남들이 다~안된다고 하는데 해내는 게 멋진 거잖아? 그리고 안된다고 하면서, 다들 하고 싶어 하잖아. 어려우니까, 그만큼 해내면 성과도 클 거 아냐! 해보자!로 넘어갔다.
그리고 정말로, 산을 넘듯이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
산을 넘을 땐, (물론 어제, 정말 고수 크루와 이야기하다가 그게 아니라는 걸 듣긴 했다.) "이러다가 정말 죽을 것 같다" 는 느낌이 올 때 정도쯤엔 아직 다 온 게 아니었다. 어느 순간 힘들다는 감각조차 사라지고 내 발이 따로 움직이는 것처럼, 분명 전신은 축 늘어져 종잇장 같은데 어딘가 정신 한 쪽만 뜨여 있고, 발과 무릎이 끝없이 움직여 으악, 으악, 으악, 악 소리 몇 번 내다 보면 결국 가야할 데를 도착해 있긴 했다. 일도 그런 식이다. 와씨, 죽겠는데- 할 때는 조금 쉬었다 가고, 문득 힘들고 버겁다는 생각조차 안 들 정도로 퍽퍽 눈앞의 것들을 쳐내다 휙 돌아보면 엥? 벌써 이쯤 왔다고. 하게 된다. 그게 밀고 나가는 힘이라는 건가. 고작 아-주 초입에 서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웃기지만은. 직장생활도 창업도 모든 일들은 그렇게 가는 것 같다. 연아느님이 말한 것처럼, "그냥 하는 거지 뭐, 뭐 생각을 해." 그런 마음.
벌써부터도 막다른 길처럼 보일 때도 많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법이나 문화의 벽을 넘지 못할 거라는 말을 벌써부터 한다. 하지만 그런 얘기 들으면, 요즘은 재밌다. 와, 이게 그렇게 간단하게 될 거면 야놀자가 벌써 서비스를 만들었겠죠? 이런 건 돈 들고 사람 갈아넣어, 마음을 우려넣어야만 만들 수 있는 일들이니 내가 파고들 지점이 있는 거겠죠. 좋은 기획과 돈만 있으면 스무스하게 가는 건, 대기업에 뺏기기도 제일 좋다. 내가 그걸 어떻게 이겨. 아이디어, 실력, 기획, 돈...아무 거로도 못 이겨. 내가 가진 건 깡과 시작하는 젊은이라서 해볼 수 있고, 건넬 수 있고, 손 잡을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한 스푼 보태자면, 지금까지 직장생활 하면서 쌓아온 이 분야의 고마운 사람 관계들. 그르니까... 정확한 조언을 주시는 분들은 정말 미안해할 게 없단 말이지요. 어떤 벽을 넘어야 하는 지 정확하게 보는 거니까, 설레요. 재밌고. 신나. (갑자기 편지)
동료들도 더 많이 생겼다. 내가 잘해야지. 신났다. 쿄쿄쿄
고고씽입니닷.
오랜만의 기록. 정말-더 자주 글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