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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회 Jan 07. 2024

여수 여자도 / 장도

대여자도, 송여자도, 진섬다리

#여자도 (汝自島)

#장도 (長島)


하늘에서 보면 섬의 생김새가 마치 한자의 너여(汝) 자처럼 보인다 하여 여를 썼고


육지와의 교통이 불편하여 모든 것을 섬 안에서 스스로(自) 해결하였다 하여 두 글자를 붙여서 여자도라고 한다네요


사람이 살고 있는 섬은

두 개입니다

큰 섬은 대여자도

작은 섬은 소여자도인데

소나무가 많아서 송(松)여자도라 부르기도 하는군요

좀 헷갈립니다


대, 송여자도 사이에 폭 3미터 길이 560미터의 보도교를 설치해 놓았는데요


[붕장어 다리]라고 이름을 붙였더군요


이 보도교를 따라 시원한 바다 위를 걸어 보는 것이 이번 트래킹의 목적이랍니다


다리의

높이를 다르게 하고

길이를 구불구불 곡선으로 하여

마치 붕장어가 요동 치는 느낌이 있으며


다리 위에는 군데군데 낚시터도 마련해 놓았습니다


아 참

이곳은 전남 여수시 관할입니다



반(半)쯤

섬(島)인 곳을 반도라고 하는데요

육지가 툭 튀어나온 모양새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반도는 당연히 한반도겠죠


반대로 바다가 육지 쪽으로 움푹 들어간 부분을 만(灣)이라고 합니다


여수시도 반도이고

고흥군도 반도입니다

마주 보는 두 반도를 연결해 주는 곳이 보성군 일부와 순천시이고요


이 네 지자체 사이에 만이 형성되어 있는데 [여자만]이라고 하네요


더 깊숙이 들어가면 갈대숲으로 유명한 순천만이고요


아래 남쪽으로는 [백리섬섬길]인 조발도, 둔병도, 낭도, 적금도 등이 입구를 틀어막고 있습니다


여자만의 둘레를 연결해 보면 타원형으로 생겼고요

계산을 해 봤더니 1억 평 상당이군요

여수 쪽으로 약간 치우쳤지만 거의 중앙에 있는 섬이 바로 이번 탐방지인 여자도입니다


여자도가 있어서

이곳 지형을 여자만이라 했을 겁니다


여수시 소라면 달천도에서 배를 타는데요

왕복 1만 원이고

뱃길로 약 5km, 30분쯤 걸립니다


입도하여 9km 정도 걸었으나

섬 전체가 해발 50미터 이내이므로 바닷가를 산책하는 수준이며

08:40 섬달천을 출항하여

14:15 송여자에서 승선하였으니 체류 시간은 약 5시간이군요


마을이 세 개네요

소여자도의 송여자,

대여자도에는 마파지와 대동이 있습니다

마을마다 선착장이 있고

선착장마다 배가 드나들므로 어디서든 내리고 탈 수 있습니다


이날의 간조시간은 11:18이므로 저희는 소여자도의 송여자에서 하선하여 트래킹 코스와 바닷가의 갯바위를 병행하며 붕장어 다리를 건넜습니다


대여자도 역시 최대한 갯바위 위주로 트래킹 하였으며

두 섬을 일주한 후 다시 붕장어 다리를 건너와 송여자에서 승선하였습니다


섬의 규모가 작아서 차를 이용할 필요는 없으며 주민들의 운송 수단은 주로 4륜 오토바이였고

외부에서 차량을 가지고 들어가는 탐방객은 없습니다

차도선이 아니거든요


차가 없으니

복잡하지 않아서 좋고

조용하며 깨끗합니다


14:30 섬달천으로 회귀하였으나

귀가하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라 장도로 갑니다




장도 (진섬다리)


여수시청 앞바다에 장도라는 섬이 있는데요


장도가 무슨 의미일까 궁금하여 검색을 해 보았더니

이 주변에는 장도가 세 군데나 있군요


블로그에 소개된 글을 보면

노루(獐)의 모습을 닮았다는 장도와

길이가 길다(長)는 장도를 서로 믹스해 놓은 것이 여럿이었습니다


그러나

엄연히 다른 섬이며


이번에 찾아본 장도는

길다(長)는 의미의 형용사 "진"과

"섬" 도(島)를 따서

한자로는 장도,

한글로는 진섬이라고 표기하는군요


원래는 [긴섬]이라 해야 맞지만 사투리의 애교가 돋보이며

차제에 장도라는 지명은 쓰지 말고 진섬으로 통일하면 좋으련만~


이곳 역시 보도교를 놓았는데요

한자로 하면

장도교 입니다만

[진섬다리]라는 순우리말로 이름을 지었더군요


이 다리를 통해 섬이지만 걸어서 들어가는 것이죠


하지만 만조시 물이 많이 차 오르면 다리가 잠기는 구조입니다


이왕에 돈 들여서 만들었는데 좀 더 높게 했더라면 아무 때나 출입을 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밀물 때에는 일부러 물에 잠기도록 설계를 했다는데 단순히 신비감을 연출할 목적이 아니라


이곳이 섬이었으니 섬 본래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배려라고 합니다


그래도

물때를 살펴야 하고 물때표를 현지에 게시해 놓긴 했지만 여러모로 번거로운 것만은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사전에 물때 확인을 해 보려고 하니 검색시간이 무척 걸리더군요


다리가 잠기지 않는 시간대를 게시한 사이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여기저기 헤매면서 겨우 찾긴 했습니다


혹여 가시는 분이 계신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셔서 확인해 보신 후 출발하십시오


진섬다리 잠김 확인 ; https://www.yeulmaru.org/community/?t=v&u=1733


해당 날짜에 빨간색으로 표시된 시간에는 들어갈 수 없다는 뜻이니까

여기에 표시되지 않은 시간대에만 출입이 가능하다는 소립니다


확인하지 않고 가시면 헛걸음칠 수도 있으니 주의하셔야 되겠죠


공영에 주차하고

진섬을 돌아봤는데요

주변에는

예울마루

선소대교

친수공원도 있습니다


아마도 GS칼텍스 재단에서

장도를 [예술의 섬],

예울마루를 공연장으로 개발한 모양이고

위의 물때 링크도 예울마루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습니다




사실 저는 조형예술과 그림에는 완전히 젬병입니다


학교 다닐 때 제일 못했던 과목이 미술이걸랑


초딩 4년 미술시간에 크레용을 준비하지 않았다 하여 한 시간 내내 벌을 섰었는데 아마도 어린 마음에 엄청 쪽팔렸나 봅니다


이후 미술시간은 무조건 싫었습니다

담임샘이 좋게 보일리가 만무하겠죠


고1 때

3월 5일 입학하여

6일 반 편성과 교실을 배정받고

7일 첫 수업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2일, 7일은 진주장날이고요

버스가 워낙 만차라서 세워주지 않는 바람에 20분쯤 지각을 했습니다


교실 문을 열었더니 60명의 시선이 일제히 눈총을 난사했습니다


담임샘께서

"니가 강동회야?"

"예"

"이 짜슥이 첫날부터 지각을 해?"

손목시계를 푸시고는 다짜고짜 양손으로 뺨을 세 차례나 찰지게 후려갈겼습니다


왜 지각을 했는지에 대한 자초지종은 필요치 않았습니다


담임샘과 반원들의 상견례인데 지각을 했으니 시범케이스에 걸린 것이고 기선 제압을 위하여 제물로 삼은 거겠죠


부산의 동아대 출신 영어샘이셨는데 저는 이때부터 영어에 관한 한 손을 놔 버렸고

동아대학 출신은 그냥 싫었으며 경멸했습니다


영어를 잘 못한다는 게 직장생활에서 큰 걸림돌이 될 줄이야 어찌 알았겠습니까만 예민한 청소년기에 심적 상처는 가히 충격적이었죠


거의 괄호 밖으로 치부되었으니

선생님께 잘 보여 본 적이 없고

관심을 끌거나

진솔한 상담 한번 받아 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선생님에 대한 인식이 아주 곱지 않았으며

주변에 얼씬도 하기 싫었습니다


그 트라우마는 지금도 여전하여 스승의 날이라 해도 존경한다거나 찾아뵙고 싶은 스승님이 단 한 분도 안 계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은 교육자 집안과 연을 맺었으니 참 아이러니하기도 하죠


일찍부터 선생님에 대한 신뢰가 깨져 버렸기에 뭐든 남한테 배우는 걸 굉장히 꺼려하여 웬만하면 스스로 깨우치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고지식하고

사고방식이 둥글지 못하여 사람을 사귀는 것도 결격 사유가 되었고

사람에 대한 아부는 체질적으로 불가능하며

연애도 빵점입니다


만약에 말입니다


초등학교 담임과

고1 담임 선생님께서

모욕을 주지 않았다면

사과라도 해 주셨더라면


왜곡되지 않고

좀 더 반듯하게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을까요?


하긴 그런 연유로

아티스트가 아닌

엔지니어로 살고 있을 겁니다


엔지니어이기 때문에 아직도 출퇴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니


세상만사

새옹지마


곧, 세상의 모든 일은

변방 늙은이의 말(馬)인 거겠죠!



미술과 조각에 조예가 전혀 없다는 표현을 에둘러 아전인수 격으로 풀이했네요


장도에 설치미술이 꽤 많은데 말씀드린 대로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있는 혜안이 없기 때문에 그저 건성이고 기껏 해 봐야 특이하게 생긴 작품 몇 점에 샤터를 클릭해 보는 것이 전부입니다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도 있는데요

그림을 봐 본들 해석이 전혀 불가능하고요

작가분께는 정말로 죄송하지만 저의 눈에는 격조 높은 그림보다는 항칠(환칠)로만 보이기 때문에 아예 미술관에는 가질 않습니다


창피하고 난감한 노릇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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