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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회 Jan 15. 2024

보령 나들이

고대도, 장고도, 삽시도, 원산도

#고대도 (古代島)

#장고도 (長古島)

#삽시도 (揷矢島)


충남 보령시에 있는 섬인데요


또 섬에 갔냐?

섬에는 뭐 하러 자꾸 가지?

라고 하시겠지만 육지의 산을 웬만큼 다니고 보니 산에 대한 감성이 좀 무디어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낚시하러 가는 건 절대 아니고요

해루질은 더더욱 아니며

비박을 즐기는 것도 물론 아닙니다


섬에서의 깨끗함과 거침없는 시야에 맛 들여지고

하늘과

산과

바다와

모래와

해식암릉이 골고루 갖추어진 작은 왕국 같아서 섬 트래킹에 매료되었죠


2024년에는 미답의 섬 30곳쯤 투어를 해볼 심산입니다


지난주 여수의 여자도를 시작하여 이번엔 그 두 번째로 보령의 섬을 택한 것이죠


탐방지가 일관성 없이 왜 여기저기를 쏘다니는가?


주말을 활용해야 하고

물때에 맞추다 보니 시간적 제약 때문에 그렇습니다


암튼

보령시 대천항에서 [가자섬으로]호에 승선합니다

이 배는 주변에 있는 세 개의 섬

삽시도

장고도

고대도

를 한 꾸러미로 순환하는데요


1월 현재 하루에 2회 출항합니다

오전에는 시계방향으로 돌고 (대천-삽시-장고-고대-대천)

오후에는 역순으로 운항하니까 시간 계획 시 주의하셔야 되겠죠


섬 세 개가 각각 개성이 뚜렷하여 탐방객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듯하며 저희도 인기에 편승하여 장거리 스케줄을 세웠습니다


사전에 U튜브도 보며 배시간과 트래킹 동선에 대하여 좀 챙겨 보았는데요

고운 모래사장이 많다는 공통점과

고대도는 선바위가

장고도는 명장섬이

삽시도는 면삽지가

풍경의 극치이더군요

대신 세 곳 모두 간조일 때만 접근이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니

물때는 필수이겠죠

물때에 날짜를 맞추다 보니 90일 동안 주말 낮에 물이 최대로 빠지는 날은 이번주가 최적이었답니다


낚시나 해루질도 물때 정보는 절대적인데요


저는 낚시를 전혀 할 줄 모릅니다

낚시를 던져서 마냥 기다려 줄 인내심이 부족하고

생물을 손수 죽여야 하니 영 꺼림칙하며

작은 미끼로 큰 물고기를 취하려는 마음이 어쩐지 얍삽해 보여서 아예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인 취향이므로 낚시 매니아를 평할 의도는 전혀 아니며

대어를 낚으려면 필히 물때를 챙겨야 한다는 뜻으로 새기시면 좋겠습니다



암튼

저의 관점으로는 장고도의 명장섬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여 트래킹의 포커스를 온통 장고도에 맞추었는데요


장거리 출타이므로 가급적 세 섬을 다 섭렵하려 했고

하루에 두 번 다니는 정기선 만으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여

하루를 더 빌렸죠


장고도에서 1박

삽시도에서 1박

하는 스케줄입니다


지금은 겨울철이라 두 번 다니지만

하절기에는 3항차이므로 1박만 해도 세 섬을 한꺼번에 돌아볼 수가 있을 겁니다


세 섬 모두 큰 산이 없으므로 높은 곳에 올라가서 조망을 즐긴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어 보이고요


바닷가 해식애와

모세의 기적처럼 바다가 갈라질 때 부속 섬과 갯바위를 즐기는 것에 방점을 두었습니다


첫날은 미세먼지가 방해를 했고

마지막 날은 2항차 배가 뜨지 않는 바람에 삽시도에서 잠만 자고 아침 배로 나와야 하는 불상사가 있었지만


다행히 명장섬에서는 최고의 뷰를 즐겼습니다

 



이곳은 보령시 관할이지만 태안군과 인접해 있고

태안군 일대의 바닷가 절경을 따로 떼어서

[태안해안국립공원]이라 하였군요


1978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였다네요


사실 2년 전에 태안반도의 일부를 탐방했는데도


https://story.kakao.com/_eTZCf4/3BGtILMxv49


그때는 국립공원인 줄을 모르고 다닌 것 같습니다


국태민안이란 말이 있죠

나라(國)가

태평(泰)하고

백성(民)들의 삶이

평안(安)함을 뜻합니다


태안반도란 바로 그런 곳인가 봅니다


경치 좋고

먹거리가 풍부하여

살기가 좋은 땅!


고대도와 장고도는 태안군이 아닌 보령시인데도 이 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더군요


세 개의 섬 중에서 모래해안이 압도적으로 많은 삽시도를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다고 하는데 정작 국립공원에서는 빠져 있습니다


좀 의아하긴 하죠



◈ 탐방 개요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이

물때였습니다

고대도(금) 간조 : 10 22

장고도(토) 간조 : 11 12

삽시도(일) 간조 : 11 56


다음은 일출 일몰

일출 : 07 45

일몰 : 17 40


운항 시간표도 중요하죠


1항차

07 20 대천항 출항

08 05 삽시도

08 30 장고도

08 45 고대도

09 40 대천항 입항


2항차

15 00 대천항 출항

15 55 고대도

16 10 장고도

16 30 삽시도

17 10 대천항 입항


1항차에 승선하여

삽시도와 장고도를 건너뛰고 고대도부터 탐방


2항차의 15시 55분 고대도에서 장고도로 이동하여 1박


이튿날 장고도 탐방 후

16 10 장고도에서 삽시도로 이동하여 1박


3일째 삽시도 탐방 후

16 30 승선하여 대천항으로 회귀하는 동선을 짰죠



◈ 고대도 (1/12 금)


선착장에 내리면 [God愛島]라는 커다란 빗돌이 맞이해 줍니다

하나님이 사랑한 섬이란 뜻이네요


말인즉슨


이곳에 독일의 칼 귀츨라프라는 선교사가 20여 일 동안 머물면서 선교활동을 한 곳이랍니다

우리나라 최초라고 하네요

아마도 개신교 신도분들의 성지인 것 같습니다


충주 김목사님

부여 한목사님

목포 고목사님

성지 순례를 한번 하셔야 되겠습니다



뱅부여의 선바위가 단연 으뜸이고요

저희는 이 선바위를 보고자 입도 한 것이므로 하선하자마자 물때 시간에 맞춰 30분 거리의 선바위로 나아갔습니다


물이 찼을 때 바다에 홀로 떠 있는 섬바위가 더 멋있는데 가까이서 보려면 간조가 필수이고

물이 빠지는 정도는 선바위 앞뒤로 각각 150m쯤 될 듯했습니다



◈ 장고도 (1/13 토)


고대도에서 장고도까지는 15분 남짓


본격적인 트래킹은 다음날이므로 일몰을 챙겨 보면 하루일과가 끝나는 셈이며

낙조시간이 1시간 30분쯤 남았기에 느긋합니다


예약해 둔 숙소는 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슷한 류의 펜션을 겸한 민박집입니다


이런 곳에서 고급스러움을 찾는 건 넌센스겠죠

재워주고

먹여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할 노릇입니다


왜 장고도라 했을까?


어이없게도 사물놀이의 장구를 닮아서 장고도라 한다는군요

지도를 보면 차라리 긴 장화같이 생겼습니다


해안 탐방로가 있지만 무시하고 간조를 이용하여 가급적 해안 모래와 갯바위로 트래킹 했습니다


월등한 풍경은 명장섬인데요

물이 빠져야 친견을 할 수가 있는데 물에 잠긴 모습도 압권입니다

이번 여행의 주목적이 이곳에 있다고 앞에서 밝혔지만


정말 장관이더군요


컨셉이 안면도 꽂지해변의 할미할아비바위와 비슷하나 훨씬 비교 우위에 있다고 자평해 봅니다


서해는 조석간만의 차가 워낙 심한데요

심지어는 10m가량 차이가 나는 곳도 있다데요


장고도와 삽시도는 물때에 따라 입출항하는 곳이 다르므로 반드시 확인을 하셔야 하고


장고도 대멀 선착장의 경우

승선 매표소가 1km 이상 떨어져 있으므로 정보를 모르고 간다면 낭패 볼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승선권 확보와 숙박과 식사와 슈퍼를 활용해야 했으므로 아예 이 넷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마도로스슈퍼(010 9405 1098)를 거점으로 삼으려 했으나

이곳에서는 식사만 (@9,000원)하고

빈방이 없는 관계로

어촌체험마을(010 9401 2867)에서 잤습니다(7만원)



◈ 삽시도


장고도 트래킹을 마치고 오후에 삽시도로 이동


민박집에 방을 배정받고 일몰 장소를 여쭈었더니 진머리 해안까지 차를 왕복해 주시더군요


저녁 식사를 하는데 손님들이 내일은 오후배가 뜨지 않으니 아침배로 나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기상악화

풍속이 세다는 겁니다


멘붕이었죠


숙소에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으나 결항정보는 없었는데 다음날 아침에야 비로소 결항이 알려지더군요


확실히 현지인의 정보가 빠릅니다


천기를 어찌 거스르겠습니까!


조식 후 부랴부랴 삽시도를 빠져나왔으니

결과적으로는 일몰과 일출만 보코 온 셈입니다


삽시도민박

    (010 5431 6390)

숙박 @80,000원

식사 @10,000원



10 00 대천항으로 돌아와서

삽시도 트래킹을 못한 서운한 맘에 해저터널을 건너 원산도로 나아가 오로봉과 코끼리바위를 탐방하였네요


면삽지를 못 본건 아쉽지만


03 10 가출하여

2박3일의 보람을 품고

17 00 귀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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