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동회 Jan 29. 2024

가의도

파도리 해식동굴. 코끼리 바위

#꽃섬 (串島)

#가의도 (賈誼島)


2주 전에 보령의 장고도를 다녀왔었죠


지도에서 주변을 훑다 보니 곁가지로 가의도가 검색되었습니다


#독립문_바위

라는 걸출한 랜드마크가 있더군요

무조건 탐방해 보기로 작정했답니다


다행히 이번주의 물때가 안성맞춤이어서 이미 계획했던 시산도를 뒤로 밀치고 새치기했습니다


왕복 10시간 넘게 운전을 해야 하니 당일치기로는 엄두가 안 나서 하룻밤 여관신세를 지려고 했죠


잠만 자고 귀가하는 것이 영 아리송하여 근처에 있는 태안군의 파도리 해안을 챙겨 보기로 하고


꽃섬 물때와 출항시간을 고려하여 가의도는 다음날 입도하기로 계획했습니다



♣ 첫날 (1/27 토)


파도리에는 걸출한 해식동굴이 여러 군데 분포되어 있습니다


물론 간조가 아니면 트래킹이 불가능한 곳이고 특히 #파도리_해식동굴

은 이곳의 마스코트쯤 되는 곳이죠


2년 전에 답사한 적이 있는데요

강열한 인상이 남았기에 1순위로 복탐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트래킹의 방점은

파도리 반도(?) 끝에 위치한 꽃섬과 그 주변의

#석문

#코끼리_바위

#용왕굴

을 타깃으로 삼았습니다


통개항에서 출발하여 곶(串)을 휘감아 돈 후 아치내를 지나 원점으로 회귀하는 트랙입니다


반도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꽃섬은 작은 무인도이며

간조일 때는 육지와 연결되지만

물이 차면 섬이 되는데

네이버 지도는 꽃섬으로,

다음 지도에서는 곶도라고 표시해 놓았더군요


지명이 워낙 딴판이라 상관관계를 곱씹어 보았습니다


곶(串)은 새의 부리처럼 바다로 향하여 뾰족하게 뻗은 육지를 의미합니다


꽃섬에 물이 빠지면 육지와 하나가 되어 길게 돌출된 모습이므로 곶이라 했을 것이고

만조 때는 섬(島)이 되므로 두 가지의 모양을 붙여서 곶도라고 표기하지 않았을까!


곶도를 한글로 바꾸자니

곶은 비슷한 발음의 꽃,

도는 섬이므로

꽃섬이라 표시했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파도리 해안선을 걷는 것이니까 등산의 의미는 없습니다만

거친 해식암릉과 돌무더기여서 온전한 탐방이 가능할지

진행하면서 뭐가 나타날지

긴가민가 두려움도 많았고


트래킹 도중에 물이 들어와 버리면 절벽에 막혀서 고립될 수도 있으니 무엇보다 중요한 건 물때였습니다


우리나라 서해안은 조석간만의 차이가 심한 곳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요


심지어는 간조와 만조의 차이가 10미터나 되는 곳도 있다 하고


물때에 따라 배가 접안하는 곳이 다른 섬도 여럿입니다

2주 전에 다녀왔던

장고도와 삽시도가 대표적인 사례이겠죠



◈ 수준원점 (水準原點)


산 꼭대기에 올라가면

정상석이 있고

산 이름과 함께 산 높이도 표시되어 있는데요


해발이란 단어가 생략되어 있지만

바다의 수면 즉, 해수면으로부터 수직 거리를 숫자로 표시해 놓은 겁니다

단위는 대개 m(미터)이고요


만조일 때와

간조일 때 해수면의 수위가 달라졌으니 기준점이 변했으므로 정상석에 표시된 높이도 당연히 달라져야 되겠죠


그리되면 얼마나 혼란스럽겠습니까?


해서

물이 찼을 때 높이를 재고

물이 빠졌을 때의 수위를 측정하여 해수면의 평균 높이를 구한 후

그 평균 해수면을 "0"미터로 간주하는 것이죠


이 "0"미터가 해수면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고 누적된 높이를 해발이라 하는 겁니다

해발=해발고도=고도=표고는 모두 같은 뜻입니다


그렇다면

고도 "0"의 지점이 어디일까요?


어느 곳에 영점을 표시해 놓았다 한들 만조일 때는 물에 잠겨 버리니까 해발 "0"이 어딘지 알 수가 없을 겁니다


따라서

해발 "0"의 기준점을 육지로 연장하여 항상 볼 수 있는 어딘가에 표시를 해 놓고 그곳을 기준으로 높이를 측정하면 되겠죠

이것을 수준원점(水準原點)이라 한답니다


수준원점은 또 어디에 있을까요?


나라마다 다를 텐데

대한민국은 조차가 큰 인천 앞바다의 해수면을 고려하여 인하대학교 교정에 수준원점을 설치해 놓았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측량하는 모든 해발고도는 이 수준원점에서 시작하는 것이며

수준원점이 육지에 있으니 해발 0 보다는 당연히 높겠죠


대한민국 수준원점의 높이는 해발 26.6871m라고 합니다


예컨대

어느 지점의 높이를 측량했더니

2717.3m가 나왔다면 실제로는

2717.3 + 26.7 = 2744

즉 해발 2744m가 되겠죠

백두산의 높이입니다


북한의 경우는

원산 기준원점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우리보다 6m가 높다고 하네요

하여 백두산의 높이를 2750m로 표기하고

중국은 천진 앞바다를 기준으로 하여 2749m로 표기한다고 씌어 있더군요



각설하고


태안군의 파도리 이곳도

통개항과 꽃섬 간에

3km인데도 간조시간이 확연히 다를 정도이니까

물때가 많이 예민합니다


1월 27일 8물 통개항

간조 11 04

만조 17 23


1/27 꽃섬

간조 10 43

만조 16 59



새로 탐방한 코끼리 바위 주변의 해식동굴은 여러 개였으며 끝내주는 풍경이었습니다


접근이 쉽고 지도에 표시돼 있는 [파도리 해식동굴]에 비하면 훨씬 다양하고 웅장한 느낌이었죠


동굴에 취하여 노는 바람에 물때를 놓쳐서 꽃섬은 입도를 못하고 바라보기만 했답니다



♣ 이튿날 (1/28 일)


08 30 신진항 출항

09 00 가의도 북항 하선

11 43 간조

17 00 가의도 남항 출항


입도하여 안내판을 보았더니 가의도의 유래가 적혀 있더군요

이곳은 중국에서 짖는 개소리가 들릴 정도로 산둥반도와 가깝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중국의 가의라는 사람이 이 섬에 피신하여 살았기에 섬 이름을 가의로 했다는 설과


배를 탔던 신진도에서 볼 때

서쪽의 가에 위치해 있다는 의미에서 서쪽(가의 섬)으로 불렀다는 설입니다


육쪽마늘의 원산지라고 하네요

경남 남해가 마늘의 원산지인 줄 알았는데 아닌가 봅니다(?)


육쪽의 의미는 마늘이 여섯 개의 조각으로 돼있다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8조각이 더 많은 것 같더군요


길바닥에 그려놓은 로고도 8쪽이던데요


가의도는 논농사를 지을 수 없는 척박한 땅이라서 밭농사 위주였을 것이고 황토 성분이 많아서 마늘의 재배가 가장 적합한 토양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의도 마늘의 우수한 형질을 선발하여 국립종자관리소에 "태안종"으로 등록돼 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이곳 마늘이 가히 명품인 것 같네요


엄동설한에 파릇한 마늘잎이 퍽이나 인상적입니다


미역과 홍합도 많이 난다 하고

소사나무와 솔이 많아서 탐방로 이름을 "소솔길"이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요

저희가 입도한 이유는 가의도의 마스코트 독립문 바위를 보기 위함인데 안내판에는 전혀 언급이 없더군요


관점의 대상이

현지인은 생업에 있고

저희는 관광에 있으므로

관심 분야가 다른 것은 당연하겠죠


가의도는 남항과 북항 두 곳이 있는데요

기상 조건에 따라 배가 닿는 선착장이 달라집니다


그러니

나올 때는 어디서 배를 타는지 위치를 숙지해야 하며 그때그때 달라지므로 주민이나 선사에 반드시 문의할 것을 권고합니다


북항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배가 남항으로 가버리면 낭패보기 십상이겠죠


저희가 딱 그렇게 당했습니다

북항에서 14시 배를 기다리고 있었죠


시간이 다 되도록 배가 들어오질 않아서 의아해했는데 선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남항으로 접안하는데 왜 타지 않았나?

이미 출항했으니 마지막 배를 타라"


그럴 거면 문자라도 하나 날려주지


황당----멘붕!

결과적으로

첫배로 들어가서

막배로 나왔으며

섬에 체류한 러닝타임은 8시간이었습니다



가의도의 랜드마크는 독립문 바위라고 했는데요


선착장에서 약 3km 떨어져 있고 "신장벌"이라는 모래 해변의 가장자리에 위치합니다


신장벌에서의 해수욕과

독립문 바위에서의 풍경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곳인 만큼 가의도에 들어간다는 것은 이곳을 다녀오겠다는 의미라고 보시면 되겠죠


좀 거시기한 규모이지만 우리나라의 하와이라고 일컫는다네요


저희는 독립문 바위를 전세내고 아예 뽕을 뺐습니다


이 섬에도 제일 높은 산봉우리가 있겠으나 이번 여행의 컨셉은 해안 트래킹에 있으므로 등정은 지양한 채 접근이 가능한 해식해안을 여기저기 살펴보았고


남항의 솔섬도 참 잘 생겼더군요



다시 신진항으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18 00 출발

22 20 귀가


8만 km 주행 후 1/25 새 신발을 갈아 끼우고 첫 장거리 주행이었습니다

대표님께 감사드리고요


운전을 해 보니 국산 타이어의 승차감이 아주 굿입니다요

작가의 이전글 보령 나들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