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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회 Jul 08. 2024

통영 연화도와 고성 용굴

이순신공원 아라홍련

이틀 동안

여기저기

기웃기웃

꽃놀이패입니다


떠나가는 막바지 수국을 음미해 보고

싱그럽게 피고 있는 연꽃을 오롯이 향유했으며

결실에 여념이 없는 해바라기의 군무에 빠져 보았습니다


먼저

통영의 연화도인데요


2년 전에 보았던 정서를 다시 느껴보려 했습니다


연화도 링크 : https://story.kakao.com/_eTZCf4/ATCkNGKOf30


섬의 형태가 연꽃을 닮았다 하여 연화도랍니다


이곳 최고의 프리미엄 풍경은 용두암(용머리 바위)입니다

언제 봐도 최상급 레벨인데

이 시기에 수국과 함께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이죠


보덕암 가는 길!

길 가에 피어있는 수국을 보노라면 자연히 용두암에 빨려 들어 가히 최고의 명품 풍경을 보게 되는 것이죠


06 55 통영 첫배를 탔는데

연화도에 안개가 많다 하여

07 10에 출항했습니다


1시간이면 도착하는 뱃길인데

08 20 연화도에 입도했고요


곧바로 마을버스를 탔습니다

예전부터 요금이 왜 1천 원인지 궁금했는데요

기사님께 여쭈어 보았죠


차비를 천 원만 받고서 어떻게 운영을 하십니까?


통영 섬의 마을버스는 개인이 운영하는 게 아니라 통영시에서 섬주민의 복지를 위하여 마련했으며

섬을 방문하는 탐방객에게도 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이랍니다

기사님도 기능직으로 근무하며

요금은 통영시로 귀속되고 대신 급여를 받는다고 하시더군요


통영시에 감사드리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본분을 다하시는 기사분께 고마움을 표합니다


통영에는 기라성 같은 섬들이 참 많습니다

혹여 이곳을 여행하시는 분들이라면 마을버스를 적극 활용해 보십시오


연화도의 경우

선착장에서 가장 먼 동두마을까지 3km밖에 안 되므로 차량을 가지고 들어가는 것은 난센스인 것 같습니다


언제든 전화만 하면 마을버스가 출동하며

기사님도 여성분이신데요

매우 매우 친절하십니다



시간이 갈수록 걷힐 줄 알았던 안개는 더욱 심해져서 풍경은 접어 뒤야 할 지경이었고요


무엇보다도

용머리 바위의 풍광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수국도 절정을 지나 꽃 본연의 모습을 많이 상실했더군요



15 50 연화항을 출항하였고

통영항에 하선하여 이순신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의 수국도 시기가 많이 지났던데요


충무공의 동상에서

필사즉생(必死卽生)

필생즉사(必生卽死)

곧,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반드시 살고

살려고 몸 사리면 반드시 죽는다는 필체가 한산도 앞바다를 노려보고 있더이다


432년 전, 학익진을 펼쳐서 한산도 대첩을 일궈낸 함성이 생생하게 들리는 듯하였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맹활약상을 육지에서 바라볼 수 있는 최단 거리의 이점이 있는 곳인데 왠지 쓸쓸해 보이고

궁핍한 느낌마저 드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다음날 7월 7일 일요일


며칠 전, 연화도 물때를 보다가 우연이 상족암의 물때를 보게 되었는데 9물에 간조는 15시 53분!


그랴

오래간만에 고성 덕명리의 용굴이나 보러 가자

얼마 전, 이무기굴을 보면서 용굴을 많이 떠 올렸던 터였죠


이무기굴 링크 ; https://story.kakao.com/_eTZCf4/cBY1VtumQF0



물때가 오후이므로

오전에는 함안의 연꽃과 해바라기를 보기로 했고


모름지기 연꽃은 아침 일찍 봐야 제모습인 것이죠


#아라홍련

은 여느 연꽃과 결이 좀 다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라연꽃을 가장 선호하는데요

스토리도 비범하고

꽃 모양새도 탁월하죠


아라연꽃 링크 ; https://story.kakao.com/_eTZCf4/8S4eTTMcyA9


https://story.kakao.com/_eTZCf4/gN9KSKPhr4A



해가 갈수록 연잎이 창궐하고

꽃봉오리도 커진 것으로 보아 식생이 아주 좋아 보입니다


함안 운동장 옆의 아라홍련과

강주리 해바라기꽃은 만개시기가 거의 비슷하긴 한데 지고 피는 개체수는 연꽃이 훨씬 오래갑니다


연밥이 많이 열렸다 싶으면

해바라기는 여지없이 끝물이죠


09 00 강주리에 도착했더니

차량은 계속 밀려들고 삼삼오오 인파도 한가득이더이다


매표소에는 관리요원이 상주하고 있었으나 입장료는 받지 않더군요


왜 안 받냐고 물었더니

꽃이 거의 졌기 때문에 돈을 받을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정말 맹탕이던데요

노란 테두리는 간 곳이 없고 거무튀튀한 씨만 울창했습니다


군락을 돌아봤지만 볼 것이 별로여서 30분 밖에 걸리지 않았으니 용굴 탐사를 하자면 14시까지는 시간을 때워야 하는데 난감한 노릇이었죠



궁여지책으로

진주의 강주 연못으로 갔습니다


고려시대까지는

진주(晋州)를

강주(康州)라 불렀고

현재의 연못 자리는 그 옛날 군사가 머물렀던 진영(鎭營)이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에 연밭으로 바뀌었고

일제강점기 때는 소류지로 탈바꿈하여 농업용수를 공급했으며


해방 이후에는 소류지에 연을 심어 휴식공간이 되었고

인근 초등학교의 소풍지로도 유명했다죠


저도 학창 시절 이곳에서 잔디밭에 누워 가을 하늘을 보았던 기억이 가물거립니다

근데 아무리 봐도 그 잔디밭은 보이지 않더군요


한 바퀴 다 돌아봐야 600미터쯤

500년도 넘었다는 고목나무가 여럿이고 평상에 누워 한숨 잤습니다


때마침 부는 바람은 소슬바람과 같아 시원함이 옛 추억을 애잔하게 훑고 지나가더이다


우리는 예전에 예하리 연못이라 했던 것 같습니다


이곳의 주소가

진주시 정촌면 예하리이걸랑요


진주하면 원래

강하정소류(姜河鄭蘇柳)입니다


진주를 본관으로 하는 씨족의 대표이죠


진주 주변에 이 성씨들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이유가 되겠네요


점심 먹으려고 우심코 들어간 집이 강가명가이더군요


강씨 집안에 운영하는데 식당으로서는 자칭 명문가이다

라는 뜻이겠죠


저는 국수는 좋아하지만

막국수는 싫어하는 편인데요

더워서 뜨거운 건 싫고

막국수를 시켜 먹었는데

어라!

먹어본 막국수 중에서는 으뜸이었습니다


본점이 진주시 금산면에 있다고 하는 바

꼭 맛을 한번 보고 싶습니다



드디어 용굴을 탐사하러 나섰는데요


먼저 시루바위로 갑니다

세 번째 보는 겁니다만 볼수록 감동은 반비례하는군요


해루질을 하시는 분이 계셔서 뭘 잡으시는 궁금했습니다

바구니에 고동과 청각이 보이데요


무심코 지금 물때가 어떻습니까 했더니

곧 물이 들어올 거라 하셨습니다


아닌데 간조는 아직 2시간이나 남았는데 싶었죠


시루바위를 나와 늘 주차하던 개미집 앞에 당도하여 본격 덕명리 해안 절벽을 탐사합니다


물이 덜 빠졌기에 쉬엄쉬엄 간식도 먹어가며 느긋하게 움직였죠


마냥 기다리기가 무엇해서 신발을 벗고 물속으로 건넜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고

파도도 제법 거셌으며

무엇보다 드러난 암릉의 면적이 예전보다 영 좁게 보였습니다


어 왜 이렇지?

간조는 한참 남았는디


파도는 억셈으로 돌변했고

어영부영하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어 마음은 급해졌으며

등산화가 젖을까 염려할 계제가 못됐습니다


마침 시루바위에서 선답하고 있던 8명의 탐방객도 용굴 탐사에 나섰고 비슷한 시간에 해식해안을 통과하게 되었는데 아마도 이곳은 우리보다도 경험이 적은 듯하였습니다


저희는 구석구석 탐방 경로를 꿰고 있기 때문에 주저 없이 나아갈 수 있었는데 이분들은 위험구간 숙지가 좀 덜 된 것 같았습니다


추월하여 용굴에 닿았더니 입구에는 상당히 물이 차 올랐더군요

용굴에서 벗어나면 고립될 우려가 없기 때문에 위험한 곳의 탐사는 끝나는 셈이죠


이분들도 막판에는 우리가 지나온 경로를 따른 듯했고

아마도 탐사를 잘 마쳤을 겁니다


역시 바다를 많이 접해 보신 분이 바다를 더 많이 아는 법이죠


물때표에만 의존하다가는 낭패 볼 수도 있다는 걸 알아 갑니다


물이 들어올 때가 되었다는 해루질 아저씨의 말씀이 귀에 쟁쟁합니다



이곳은 풍경이 끝내주는 만큼 원초적으로 위험성이 뒤따르는 곳이었는데

파도가 작렬하고

물이 매섭게 밀려들 때

그 긴장감과 아찔함은 스릴 넘치는 행보였답니다


끝내놓고 보니

신발과 옷은 망신창이지만 이 또한 보람찬 하루였습니다


미루어 짐작컨대 또 용굴을 더듬어 보고자 기회를 엿보게 될 터이지요



이틀간 돌아본 꽃놀이를 종합해 보면

연화도 수국이든

함안의 연꽃이든

강주리의 해바라기든

제대로 된 모습을 즐기려면

6월 말 이전에 보는 것이 상선약수다 이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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