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동회 Sep 22. 2024

추석_나들이

위도, 관리도, 선운산, 꽃무릇

시간이 너무 빠른 것 같습니다

작년 추석 때는 강화도를 중점적으로 다루었죠

엊그제 같건만 벌써 1년입니다


연말까지 연차 휴가를 소진하라는 회사의 방침에 의하여 19일과 20일에 휴가를 득하고 보니 추석 연휴와 함께 장장 9일씩이나 쉬는 날이 생겨 버렸습니다


지금껏 40년 직장생활 중 최장입니다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을 수가 있는 거네요


많은 회사들이 동참하는 것 같습니다

돈을 주기 싫어서 무노동 무임금을 실천하려는 사측과

무임금이라면 무노동을 주장하려는 노측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진 결과이겠죠


긴 시간을 뭘 하며 지낼까?


갑자기 만들어지다 보니 딱히 준비된 행선지가 없었습니다만 궁즉통이라 했나요


그동안 염두에 두었던 곳과 다녀본 곳을 조합하여 새끼줄을 꼬았는데요


큰 얼개를 보면

섬 트레킹과 꽃무릇입니다


14 : 무상무념으로 잠자기

15 : 위도

16 : 위도

17 : 식도

18 : 관리도

19 : 방축도 명도 보농도 말도

20 : 장자도 신시도

21 : 선운산

22 : 용천사, 불갑사 꽃무릇



7박 8일의 계획을 급조하여

승선권과 숙박비를 지불하고 식당을 예약해 놓고 보니

아!

너무 무리한 일정을 뽑았구나


특히나 명절이 끼인 데다 섬 특유의 가성비가 별로인 점은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치게 합디다


암튼


섬 9개와

우리나라 최고 꽃무릇 군락지 3곳을 탐방키로 하고 장도에 올랐습니다



♥♥


#위도 (蝟島)

#식도 (食島)


섬 이름이 독특하네요

우리 인체의 5장 6부 중에 위장이 있고 음식이 넘어가는 통로를 식도라고 하잖아요


한글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한자로 쓰면 판이합니다


위는 고슴도치 위(蝟)이고요

식은 밥 식(食)이더군요

우리말로 하면

고슴도치 섬과

밥 섬이네요


위도는 식도의 10배쯤 된다고 합니다

섬의 형상이 고슴도치를 닮았다는 것이고

입에 해당하는 위치에 하필 섬이 있어서 고슴도치의 밥이라는 의미로 식도라고 했다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3대 조기 어장이

흑산도

연평도

위도였다고 하는데요


하여간

위도는 꽤 큰 섬이고

조기가 많이 잡혀서 한 때 파시가 열렸으며 엄청난 부와 영광을 누렸던 섬이랍니다


인근에 있는 영광군의 영광굴비가 그냥 나온 말은 아니겠네요


공양미 3백 석에 몸을 팔고 인당수에 뛰어들어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했다는 심청전!


그 인당수가 위도 앞바다라는 것과

홍길동전에 나오는 율도국이 바로 이곳이라 하니 우리 민족의 영광과 애환이 단단히 서린 곳인데

글쎄요

이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조기가 물 건너갔고

덩달아 문전성시를 이루었던 숙박시설과 음식점도 상당수 문을 닫았으며


먹고 잘 곳이 빈약하니 관광객이 줄어들고

찾는 이가 적으니

수지가 맞지 않을 것이고

싸지 않은 요금은 관광객의 발길을 끊게 하겠죠


위도는 숙소와 식당이 상당히 애매합니다


주로 펜션 위주로 운영되는 것 같아서 차를 가지고 들어 가든지

캠핑카에서 먹고 자는 걸 해결하지 않는 한 탐방해야 할 동선이 순조롭지가 못합니다


2박을 해도 못 가는 곳이 많은 반면 반복되는 경로가 여러 번 생긴다는 뜻이죠


실제로 숙소와 식당이 뚝 떨어져 있어서 차로 이동해야 했으며

끼니를 해결하는데 숙소 사장님의 승용차 드롭과 택시와 버스로 이동했습니다



15일 첫날


위도의 선착장은 파장금인데요

배에서 내리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공용버스를 탔습니다


우선 섬 일주를 하고 트레킹을 해 볼 심산이었죠


유일한 버스입니다

운전기사님은 관광 해설사이기도 하여 위도의 유명인사이며 유튜브에 자주 등장하시는 분입니다


요금은 1천 원인데 멀리 가면 2천 원이고

한 바퀴 돌면 16km, 40분쯤 걸리는데요

위도 구경은 이것으로 거의 끝난 셈입니다


굳이 2박을 했던 이유는

바닷가 해식애 트레킹과 대월습곡을 봐야 했고

망금봉 (242)

도제봉 (154)

망월봉 (254)

산행을 하고 싶었으며

식도 트레킹을 하자면 위도에서 입도하는 게 최적이기 때문입니다


무등민박에서 묵었는데요

카드랜선네트 대표님의 배려가 돋보이며 명절이라 고향집에 왔다가 우리를 맞으신 겁니다


민박의 구조는 다소 불편했으나 사람 사는 맛이 물씬했습니다


대표님의 어머님께서 암을 앓고 계셨는데요

진심 어린 쾌유와 대표님의 사업번창을 기원했습니다



3일째는 한가위입니다


위도에서 배를 타고

식도로 건너갔다가

트레킹 후

변산의 격포항으로 돌아와서

채석강을 보았죠


일몰과 간조 시간 대라서 채석강은 두 번째 보았네요

예전의 변산반도와 고군산군도를 탐방했던 포스팅을 링크합니다


https://story.kakao.com/_eTZCf4/4KhIYeIvQ89


이어지는 일정은 고군산군도의 관리도 이걸랑요



♥♥


#관리도 (串里島)

#방축도_명도_보농도_말도


4일째인데요

고군산군도로 행차합니다

방축도에서 말도까지 4개의 보도교를 설치 중인데요


다리가 모두 완성되고

주변의 인프라도 구축되어  관광프로그램이 만들어지려면 2년은 더 걸릴 터


시절이 하 수상하여

미리 다녀오는 게 낫겠다는 인식을 가졌습니다


이곳을 트레킹 하자면 우선

배의 동선을 파악하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08 30 군산에서 출항하여

10 40 장자도

10 50 관리도

11 05 방축도

11 15 명도

11 25 말도

11 45 관리도

12 00 장자도 도착 식사 후

13 40 장자도 출항

13 50 관리도

14 05 방축도

14 15 명도

14 25 말도

14 45 관리도

15 00 장자도

17 00 군산 도착


시간표를 보면

군산에서 출근시간에 맞춰 출항하고

딱 퇴근시간에 군산으로 입항하겠다는 뜻입니다


도서주민과 관광객의 편의는 고려 대상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시간대에 무조건 숙식과 트래킹 시간을 욱여넣어야 합니다


관광객이 구름처럼 몰려들 것으로 예상하여 거액을 들여 고군산군도를 개발했을 텐데 빤짝 수요 이후 줄곧 관광객 수가 줄어든다고 하더이다


자연환경이 천혜의 관광 조건을 갖추었고

실제로 신선이 놀 정도로 풍경 하나는 끝내주는 곳이죠


그런데 왜 찾는 이가 갈수록 줄어들까요?


이 일에 종사하시는 공무원과 숙박업소, 먹거리 사장님들은 깊이 생각해 보셔야 할 문제일 겁니다



방축도의 트레이드 마크는 독립문바위인데 이를 잘 보려면 물때와 뱃시간을 고려해야 했고

그 결과 관리도에서 1박을 하여 물때를 지연시키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관리도의 숙식을 물색하는 것도 힘들었는데요

예약을 취소한 팀 덕분에 겨우 마련했답니다

하여간 명절을 끼고서는 섬에 가는 게 아니네요


암튼

관리도의 명물은 [천공굴]입니다

오로지 이것 하나 보겠다고 1박을 했죠


물론 말도에 가지 않는다면 당일치기로도 가능하고요

장자도에서 10분이면 닿는 곳이라 굳이 숙박할 곳이 많아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이긴 합니다



5일째는

방축도

명도

보농도

말도를 탐방할 계획이었고

배편 발권과 말도의 숙식도 예약해 둔 터였죠


관리도의 민박집 사장님께서 내일부터 4일간 풍속이 10m/s가 넘는 고로 지금까지의 경험상 결항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하셨습니다


뉴스를 보아하니 하필이면 딱 이 시기에 태풍 플라산이 상륙한 듯합니다


어쩝니까! 방축도를

눈앞에 두고서

눈물의 회군(?)을 결정했습니다


방축도~말도의 트레킹은 다음으로 미루어졌고

예약을 정중하게 취소할 수밖에 없었네요


계획이 일그러지는 바람에 기분도 묘하게 꼬여 버렸습니다


꿩대신 닭


관리도에서 장자도로 회귀하여

대장봉을 산행하고 주차를 해 놓은 선유도로 복귀합니다


신시도의 해식애를 탐방하려 했으나 만조 시간대이고 물이 너무나 차 올라 엄두를 못 내고

선운사 꽃무릇을 영접하러 차를 남쪽으로 몰아갑니다



♥♥


#선운산

#용천사

#불갑사

#꽃무릇


집 나온 지 6일째입니다


욕심을 내다보니 꽃무릇을 일정에 넣었습니다만 솔직히 때가 좀 이르다고 생각하여 꽃이 피지 않았으면 어쩌나

맘이 조마조마했는데요


역시나

선운사는 25일쯤 돼야 제 모습을 볼 것 같았습니다


우리나라 3대 꽃무릇 군락은

선운사

불갑사

용천사인데요

지금은 여러 곳에 조성이 돼서 딱히 이곳이 아니어도 꽃무릇을 대하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7일째는 용천사와 불갑사의 꽃무릇 답사인데요

상당수는 꽃대이며

피었다 한들 사나운 비바람에 가분수를 지탱하지 못하고 본연의 도도한 자태는 많이 꺾여 버렸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몽골 (Mongoli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