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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갱 Nov 27. 2018

좋은 친구를 만드는 최고의 방법.


좋은 친구를 만드는 최고의 방법.

 분명히 누구나 친구를 원하겠지만
 인생에서 친구를 찾아 나서면 친구는 드물다.
 그러나 친구가 되겠다고 나서면 어디에나 친구가 있다.
 당신은 아무도 바꿀 필요가 없다.
 당신이 바뀌어 올바른 사람이 되면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끌린다.

  -지그 지글러
 

/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나는 위의 명언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당신이 바뀌어 올바른 사람이 되면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끌린다.”는 문장에 동의할 수 없다.
 부정적인 성향이기도 한 내게 이 문장은 마치 다른 사람들에게 끌리기 위해선 스스로를 올바른 사람으로 바꾸라는 말처럼 느껴졌다. 그렇지만 지금과는 다르게 한때는 위의 명언을 맹신하기도 했었다.


좋은 친구를 얻기 위해 먼저 좋은 친구가 되려고 무한한 노력을 기울였다.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은 쉬움과 동시에 어려웠다. 많은 것을 맞춰 주면 대부분 나를 착한 사람으로 생각했다. 그러다가 나와 성향이 맞지 않는 사람을 만나 마찰이라도 생기면 그 문제점을 나에게서 찾았다. ‘내가 충분히 좋은 사람이 아니어서 그랬던 거야.’라고 생각해 더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여겨 아주 잠깐 알고 지낸 사람이어도 주기적으로 연락해 만났고, 대화거리가 끊기지 않게 노력하며 상대의 말에 공감을 표하고 함께 기뻐하며 함께 슬퍼했다.
 그렇게 노력을 해서 얻어진 관계는 오래가지 않았다. 관계 유지를 위한 노력에 지쳐 연락이라도 뜸해지면 그 관계도같이 뜸해지곤 했다.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어서 그랬던 거야.’라는 생각은 ‘내가 만만해서 저러나?’로 바뀌어 피해 의식이 생겼고 예민해졌다. 그렇게 피해 의식에서 허우적거리다 노력해야 유지되는 관계들에서 권태를 느꼈다. 꽉 쥐고 있던 손에 힘을 빼자, 여느 말처럼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았다.
 

내가 어른이 됐다고 느끼는 모멘트 중 하나가 떠나는 사람을 더 이상 붙잡지 않을 때이다.
 어렸을 때 어른들이 하는 말처럼 신기하게도 아무리 애를 써도 떠나갈 사람들은 떠나갔다. 갖은 노력을 다했는데도 떠나간 사람들에게는 미련도 남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떠나올 때도 있었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에게는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했다. 삶을 살아가려면 우리는 세상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하고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최소한의 노력은 필요하다.
 나의 작은 부분을 양보하고 상대에게 배려하는 것, 그리고 상대도 같은 노력을 보였을 때 관계가 성립된다.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고 단지 관계 유지를 위해 나를 바꿔야 한다면 나는 그 관계를 건강한 관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좋은, 올바른 이란 단어들은 상대적 이어서 나에게 좋은 사람이나 올바른 사람이 다른 누구에게는 정반대 성격의 사람으로 다가가기도 한다. 온전한 나 자신으로 존재할 것. 그 자체로 인정해주고 곁에 남아 있는 사람들.
 나는 이들이 좋은 친구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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