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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dukgalbi May 04. 2021

외국어. 지겹다. 그래도 한다.

끊임없는 외국어의 굴레

"외국어만 잘하면 핵심인재가 되는건가요?"

"나는 업무하면서 영어를 써본적이 없는데 평가에는 영어가 들어가네요"


올해도, 평가제도 설명회를 진행했다. 그리고 3년째 들어오는 답변. 외국어.


지금 회사는 보상수준을 결정하는게 연봉제평가제도(다른 표현을 사용하기는 하는데, 회사가 특정될 수 있어서)와 개인평가제도 두 가지이다. 개인평가제도는 업적평가와 역량평가, 종합평가로 구성되며 연봉제(일반 사무직원, 연구원) 직원들은 연봉제평가제도라는 평가를 하나 더 받는다. 그리고 이 평가에 외국어가 들어간다.


핵심인재가 되기위해서는 개인평가 결과도 좋아하야하지만, 외국어도 좋아야한다. 그래야 핵심인재가 된다. 그래서 엄밀히 말하면 설명회 때 나온 질문인 "외국어만 잘하면 핵심인재가 된다"는 틀린 말이다. "외국어도" 잘해야 핵심인재가 되는 구조이다.


인턴을 제외하고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첫 회사이기 때문에 다른 회사의 평가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경력자들을 통해서 듣는 이야기로는 우리회사가 어학에 대한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인거 같다.


그러나 경영자의 마인드에서 잠시 살펴보면, 평가제도에 외국어를 넣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해외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주재국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보낼 사람이 없다. 기존에 있는 직원들은 거의 영어를 못하거나, 그나마 80년대생 직원들은 알파벳좀 씹고 왔지만, 토익세대라 말을 할 수 있는 직원이 얼마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이렇게 반문할 수 있다.


"그냥 외국어는 잘하는 직원을 뽑으면 되잖아"


 맞다. 사실 기존 직원들의 어학실력을 높이는 것은 쉽지 않다. 그저 입사했을 때 영어 실력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면 그것으로도 고마워해야 할 판이다. 그러니까 채용단계에서부터 외국어 잘하는 직원을 뽑으면 된다. 하지만 우리는 단순히 외국어만 잘하는 직원이 필요한게 아니다. 인도에서 5개월 정도 있었지만, 그때 느낀거는 한국인 주재원들은 현지법인의 경영자이고, 임원이다. 그래서 Multi-job이 되어야 하고, 그래서 신입사원이나 Junior가 주재지로 가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결국


 1. 영어 잘하는 직원을 뽑아서 Professional한 직원으로 키우는게 빠를 것인가

 2. Professional한 직원을 영어를 Professional하게 만드는 것이 빠를 것인가


이 두 가지의 의문에 다다르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답은 2번이다. 어차피 엄청난 수준의 영어는 필요하지 않다. 미국이나 영어권 국가로 가면 엄청난 수준으로 하면 좋겠지만, 그 이외의 국가로 간다면 제2언어로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의 상호 의사전달만 가능하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직원들이 조금 더 어학에 관심을 갖고, 어학공부에 대한 PUSH를 위해 외국어를 넣을 수 밖에 없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주재원의 POOL을 넓히는 측면에서도 이득이니까 말이다.


물론, 나 또한 외국어 평가에 있어서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해야하는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분명 회사에 입장에서 모든 직원들이 외국어를 하면 이득이긴 한다.


   1. 해외 주재원 POOL 확보 : 이건 위에서도 말했고.


   2. 정보의 확대 : 인사도 힙한 것은 스타트업이나 IT회사에서 나오기는 하지만, 그런 인사도 사실 미국이나 영어권에서 많이 나오는 거 같다. 영어를 알면 힙한 연구자료나 데이터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그런면에서 엔지니어나 연구원들도 영어를 잘해야한다는 점에서는 공감한다.


일종의 푸념이긴 한데, 외국어를 평가에 넣어야하는 나도 서터레스.. 이긴 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모든 정보의 원천은 영어로부터 나오고 핵심 기술의 시작은 일본에서부터 나오고, 중국의 공장은 확대되고 있는데.


직장인도 언어공부를 해야한다. 나도 한다... ㅜㅜ


출근하면서, 퇴근하면서, 샤워하면서 중얼거리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AL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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