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비우면... 기쁨이 스스로 찾아온다

by Chong Sook Lee



주변에 난 대형산불로 하늘이 뿌옇다.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서 파란 하늘을 덮는다. 마지막 열을 뿜어 대는 여름의 막바지 더위로 지구는 몸살을 앓는다. 해마다 자연재해가 심해지고 있어 여러 가지 좋은 의견을 내놓지만 특별한 해결책은 없다. 도저히 알 수 없는 신비한 자연의 세계는 심오하여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인간은 천체의 비밀을 알기 위하여 노력하고, 찾아내기 위하여 연구를 하지만 창조주의 깊은 뜻을 알 길이 없다. 문명의 발달을 위 해 자연을 훼손한 결과로 인간의 갈길은 험악하기만 하다. 초강력의 태풍 '힌남노'소식이 시간대로 들려온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최대한으로 대비를 하지만 이번 태풍의 눈은 보기만 해도 섬뜩하기까지 하다. 비바람과 우박을 동반하는 태풍의 위력이 무섭고 두렵다. 선박장의 배들은 모두 결박되고 만반의 준비를 한다고 하지만 어떤 태풍이 올지 아무도 모른다. 일본을 지나간 태풍의 흔적이 만만치 않은데 얌전하게 우리나라를 비켜가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지진과 태풍과 산불 소식이 연이어 들리고 대비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자연재해가 옛날에도 있었지만 빨리 전해지는 네트워크로 더 많아진 것 같아 걱정스럽다.


지구가 오염되고 뜨거워지기 때문에 이상 기온으로 기후변화가 온다고 한다. 오존이 얇아지고, 지구의 온도가 높아진다.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높아지고 파도로 인해 모래사장이 없어지는 모습을 보면 머지않아 우리가 사는 지구의 모습도 다르게 변할 것이다. 나라의 3분의 1이 물에 잠겨있는 파키스탄의 모습은 처절하다. 이재민들이 사는 곳은 영화에 나오는 지옥의 모습이다. 전염병이 돌아 수많은 사람들이 병에 걸리고 죽어간다. 복구 작업을 하려면 천문학적인 엄청난 돈이 필요하다고 한다. 안 그래도 세계경제가 하락하여 나라마다 불경기로 고난의 시간을 갖는데 걱정이다.


전쟁과 자연재해는 끊이지 않고, 살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데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보면 실로 안타깝다. 세상에 태어나 한 번도 사람처럼 살지 못하고 살다 죽어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참혹하다. 이재민 시설에 살고 있는 임신 7개월이라는 젊은 여자는 퀭한 눈으로 배가 아프고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고 한다. 어서 빨리 구원의 손길이 그들을 구해주었으면 좋겠다. 수많은 시련의 날 속에서도 계절은 돌고 돈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며 푸르던 나뭇잎은 여기저기 단풍이 들고 기운이 없어서인지 축 처진 모습이다.


한 해를 살았으니 힘들 만도 하다. 백세 인생이 라고 하지만 나이를 그냥 먹는 것이 아님을 실감한다. 알게 모르게 기운이 없어지고 몸이 전과 같지 않다. 행동이 굼뜨고 성격은 급해지고 조금 힘들면 쉬게 된다. 참을성이 없어지고 이해력도 떨어진다. 앞으로 더 하겠지만 생각하면 서글프다. 사람이 태어난 순간부터 늙기 시작하는 것이지만 누구도 늙고 싶지 않은 것이 보통 사람들의 마음이다. 설렘보다 두려움이 앞서고 나서기보다 남들이 하는 것을 보게 된다. 좋은 것이 없어지고, 쉽게 귀찮아지며, 편한 것이 좋다. 체념을 배우고 망각과 친구가 되어 산다.


이루어지지 않아도 도전하던 날들은 서서히 사라져 가고, 순응하며 내게 온 삶을 받아들인다. 분열보다는 일치를 원하고 싸움보다는 평화를 원한다. 따지고 밝히는 것보다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어 진다. 패기도, 정렬도 없어지고 시기와 질투도 싫다. 봄이 가기 싫어도 여름에게 자리를 내주고 떠나고 가을이 오면 여름은 꼬리를 감춘다. 아무리 멋진 단풍도 때가 되면 떨어져 낙엽이 되고 세상은 하얀 눈을 맞고 또다시 봄을 기다린다. 젊음이 영원하지 않아 좋고, 늙고 병들어 떠나는 삶이기에 좋다.


인간은 부족하고 인생은 미완성이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모자란 것이 있고 아무리 완벽한 인생도 미완성으로 끝이 난다. 욕심이 많다고 가질 수 없고 권력이 높다고 영원히 누릴 수 없다. 삶은 계절처럼 후손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어야 이어진다. 인간의 수명이 길고 짧은 것은 창조주의 깊은 뜻이다. 오래 살고 싶어도 정해진 운명 속에 살아야 하고 영원히 사랑받고 싶어도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우리가 모르는 창조주의 오묘한 뜻대로 살아가게 되어있다. 열심히 살고 최선을 다하면 후회 없는 삶이 되듯 하루하루 자연을 따라 살다 보면 원하는 삶을 살게 된다. 지금 당장의 고통과 아픔을 참지 못하고 반항하고 거부한다고 삶이 바뀌지 않는다.


하늘은 여전히 뿌옇고 태양은 보이지 않아도 열기를 느낀다.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고, 낮에는 아직 뜨거운 여름이지만 해가 짧아져가고 그림자는 길어간다. 오늘 이 뜨거운 날도 그리워질 날이 다가온다. 보이지 않아도 태양은 우리를 비춰주고 바람은 곡식을 익어가게 한다. 끝없이 펼쳐진 평화로운 황금들판을 본다. 걱정 근심 내려놓고 가슴을 펴고 숨을 깊게 내쉬어 보자. 행복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숨 쉬고, 걷고, 보고, 웃을 수 있으면 커다란 행운이다. 더 많이 바라기보다 더 많이 비우면 기쁨이 스스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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