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데리고 간 낙엽

by Chong Sook Lee


바람이 분다
지나가는 낙엽이
같이 가자고
따라오더니

바짝 마른 낙엽

힘없이 누워 하늘을 본다


밟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가는데
낙엽이
떼구루루 굴러가고
가다가 멈추며
잠시 쉬고 있다

기다릴까 하다
그냥
앞으로 가는데
바람이 휙 분다
길가에
누워있던 낙엽이
쪼르르르 굴러서
길을 건넌다

갑자기
어디선가
자동차가 달려와서
길 건너던 낙엽을
치고 간다
찢어진 낙엽은
하나 둘 바람 따라
어디론가 간다


옆에서 놀던
낙엽 하나가
다시 나를 따라오며

사정없이

불어대는 바람으로
뱅글뱅글 돌
춤을 추다가
곤두박질친다


세상을 휘젓는 바람

어디에서 오는가

어디로 가는가

사정없이 불다가

모른 체 하며 사라지는

바람 따라

세월도 간다


(사진:이종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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