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온다 하루종일 온다 떠난 님이 돌아온 듯 신기하고 좋아 창문에 기대어 내리는 눈을 본다 얼마나 쌓일지 언제까지 올지 모르지만 오랜만에 오는 눈이 반갑다 겨울이 짧아지고 봄이 가까워진 것 같아 눈이 와도 걱정이 없고 좋기만 하다 무릎까지 쌓인 눈을 보며 언제나 봄이 오나 목이 길어졌던 작년의 겨울과는 딴판이다 연말연시에 눈 하나 없는 땅을 걸으며 겨울이 이래도 되나 이대로 봄이 오나 서운한 듯 다행인 듯 새로운 겨울에 나름 익숙해지는데 겨울은 그냥 가지 않는다 겨울의 할 일을 조금 늦추었을 뿐 우리를 잊지는 않는다 영하 30도의 혹독한 추위가 며칠 계속된다니 본격적인 겨울이다 겨울다운 겨울 눈이 오고 추워야 하는 겨울이다 지나치지 않고 머물며 안 올 듯하는 겨울이 한번 오면 이렇다고 기세가 등등하다 눈이 오면 가만히 앉아서 눈구경을 하고 추우면 따뜻한 벽난로를 피우며 잊지 않고 찾아온 겨울을 즐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