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다운 겨울

by Chong Sook Lee


눈이 온다
하루종일 온다
떠난 님이 돌아온 듯
신기하고 좋아
창문에 기대어
내리는 눈을 본다
얼마나 쌓일지
언제까지 올지 모르지만
오랜만에 오는 눈이 반갑다
겨울이 짧아지고
봄이 가까워진 것 같아
눈이 와도
걱정이 없고
좋기만 하다
무릎까지
쌓인 눈을 보며
언제나 봄이 오나
목이 길어졌던
작년의 겨울과는 딴판이다
연말연시에
눈 하나 없는
땅을 걸으며
겨울이 이래도 되나
이대로 봄이 오나
서운한 듯
다행인 듯
새로운 겨울에
나름 익숙해지는데
겨울은
그냥 가지 않는다
겨울의 할 일을
조금 늦추었을 뿐
우리를 잊지는 않는다
영하 30도의
혹독한 추위가
며칠 계속된다니
본격적인 겨울이다
겨울다운 겨울
눈이 오고
추워야 하는 겨울이다
지나치지 않고
머물며
안 올 듯하는 겨울이
한번 오면
이렇다고
가 등등하다
눈이 오면
가만히 앉아서
눈구경을 하고
추우면 따뜻한
벽난로를 피우며
잊지 않고 찾아온
겨울을 즐기면 된다

세월을 따라
봄이 오면
눈물 흘리며
떠날 겨울이다
심술궂은 겨울이라도
그저 예쁘게 봐주자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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