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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Jun 13. 2024

6월은... 만남과 이별의 달


손자 생일 다음날은

아버지 제삿날

아버지 떠나신
태어난 아버지 외 증손자는
이제 여덟 살 소년이 되었어요
어제는 손자에게
생일 축하를 하고
오늘은 아버지를 기억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태어난 손자를 만난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어찌나 놀랐던지
말문이 막혀

어안이 벙벙했는데
무심한 세월은 한없이 흘러갑니다


걱정 근심 없는 그곳에서
어찌 지내시는지요

생전처럼 엄마와 함께
알콩달콩 잘 계시리라 믿어요
20살 21살에 만난 두 분이
72년을 함께 하다가
아버지 먼저 떠나고
작년여름에 엄마가 가셨으니
이제는 두 분이서
세상 내려다보며
행복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실과 바늘처럼 사시던 두 분
어제는 노랑나비가
정원을 날아다니는 것을 보니
아버지의 기억이 더 납니다
힘들어도 웃음 지으며
가족사랑으로
평생을 살다 가신 아버지

아버지 가시고
1년 뒤에 아버지묘소에서
추모를 하는 동안
온 가족이 모여있는 곳에
아버지는 나비가 되어 오셨지요
어디선가 날아온
노랑나비가 제사를 지내는 동안
가족들 사이를 날아다니고
제사가 끝나고 어디론가
가버린 노랑나비가 생각납니다

나비를 보면
이상하게
엄마 아버지가 생각이 나요
봄에 하얀 나비를 보면
엄마가 돌아가신다는 말을 듣고
나비를 보면 눈을 감고
나비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던
어릴 적 아이는 이제
칠순이 훌쩍 넘은 노인이
되었습니다

두 분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만날 수도 없지만
가슴에 안고 살아갑니다
이해하지 못하던 것들이
하나둘 떠 오르고
그때는 그래서 그러셨구나
하며 이해하는 세월이
흘러갑니다

두 분이 떠나신 지금
하늘아래 고아가 되었지만
세월 따라
두 분을 다시 만날 희망으로
살아갑니다
하늘을 보고
구름을 보면
두 분의 미소 짓는 모습이 보입니다

생각만 해도
그리운 두 분
살아가는 하루하루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해주시고
위로해 주시는 두 분의 사랑으로
지치지 않고 살아갑니다
세상에 나를 낳아 기르신
두 분께 감사드리며
영원히 사랑합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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