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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릇한... 양면성의 진리
by
Chong Sook Lee
Jul 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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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먼 까마귀 한 마리
길바닥에서
무언가를 찍다가
인기척에 놀라
날아가며
목청이 찢어져라
누군가를 부른다
내가 해치지도 않는데
두려운지
도움을 청하며
높은 나뭇가지에
앉아 다시 소리를 친다
몇 년 전에
까마귀들이 많았던 해에
까마귀들이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나무옆으로
걸어가면 어딘가에서
보고 있던 어미 까마귀가
쏜살같이 날아와서
부리로 사람을
찍을 듯이
겁을 주던 게 생각난다
아무런 생각 없이
걸어가는데
갑자기
나타난 까마귀에게
기습을 당할뻔해서
깜짝 놀란 뒤로
까마귀가 싫지만
그러려니 하고 무심한 척
지나간다
해치지 않는 것을 알고
나뭇가지 꼭대기에 앉아
딴청을 하는 까마귀가
귀엽다
싫다고 생각하면
더 싫고
예쁘게 생각하면
귀여운 모습이 보인다
색이 까매서 그렇지
자세히 보면
윤기 나는 털과
멋진 날개
그리고 까만 눈동자
매력적이다
사람도 마찬가지
알지 못하고
싫고 미운 사람이
있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사람인데
선입견을 가지고
밀쳐내며 거부한다
좋은 사람인 줄 알고
다가가서 보면
의외로 냉정하고
악랄한 사람도 있다
자세히 알기 전에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세상 모든 것들은
반반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사랑과 미움
장점과 단점
이리 보면 좋고
저리 보면 나쁜 것들
싫다고 하지 말고
좋다고 하지 말고
타협하며 사는 것
부족하고
완벽하지 않기에
실망하며 희망하는 것
하늘은 구름을 포옹하고
바람은 세상을
감싸 안으며
크고 작은
많은 인연들을 만든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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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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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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