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
by
Chong Sook Lee
Jul 10. 2024
아래로
나무 사이로
찬란하게 내리쬐는
눈부신 햇살을
감싸 안으며
조용한 숲길을 걷는다
풀잎에 대롱대롱 매달
린
아침이슬이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거리며 빛난다
깊은 산속은
아직 잠이 덜 깨어
고요한 침묵 속에
쌓여있지만
일찍 잠이 깨어
아침산책을 나와
주변을 걸어본다
너무 조용해서
산짐승이 나올 것 같아
큰길로 걸으며
병풍처럼
둘러 쳐진
거대한 산을 바라본다
너무나 웅장하여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뛰며 설
렌다
산과 산 사이에
끝없이 흐르는 강물이
햇살을 받아
은빛물결이 된다
들꽃이 만발한
가파른 절벽을 보고
서있으면
계곡이 너무 깊어
어지럽다
싱그러운 아침
숨을 한번 깊게
들이마시고
내 쉬어본다
폐 깊숙한 곳까지
록키산맥의
정기가 들어와 찬다
하늘과 가까운 이곳
지상천국이다
아이들은 아직
곤히 자고 있는 아침이
밝아오고
잠들었던 세상이
기지개를 켜며
새로운 하루의 문을 연다
떠나기 위해
짐을 쌌는데
돌아가기 위해
다시 짐을 싸야 하는 오늘
더 머물고 싶어도
가고 싶지 않아도
나를 기다리는
집으로 가야 하는 날
머리에 앉은 햇살과 함께
돌아가기 위한 짐을 싼다
달려온 길을 뒤로하고
잃어버린 것이 없나
꼼꼼히 살피며
헝클어진 침대 위에
아쉬운 마음
살며시 놓고 집을 향한다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노란 유채꽃과
화사한 햇살이 동행한다
(사진:이종숙)
keyword
햇살
여정
일상에세이
70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Chong Sook Lee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에세이스트
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구독자
2,875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계속되는... 여정의 마지막날 밤
해열제가 필요한 지구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