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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본... 참혹한 현실

by Chong Sook Lee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정처 없이 가는 세월
무엇을 위해
어디로 향해 가는지
쉬지 않고 간다
돌아보면
별것 아닌 삶인데
사력을 다해
살아온 지난날
무엇이 그들을 살게 하는가
누가 그들을 이곳까지
데리고 왔는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앞으로 가면
되는 줄 알았는데
열심히 살면
잘 살 줄 알았는데
삶은 그게 끝이 아니다
살다 보면
좋은 세상이 올 줄 알았는데
사람들은
더 잔인해지고
세상은
악랄하게 변해간다
자신의 흉악한 모습을
숨기고 감추기 위해
횡포를 부리고
빼앗기 위해
손발을 묶고
독 안에 가두는 세상
꼼짝없이 앉은자리에서
두 눈 멀쩡히 뜨고
죽어가는 현실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뺏어야 살고
죽여야 사는 게 인생인가
바람이 심하게 분다
먹구름이 몰려오고
세상은 암흑으로 덮인다
그들이 원하는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치욕과
자멸이 눈에 보인다
백 년의 세월 동안 세운
공든 탑이 무너진다
폐허가 된 도시에
피눈물과 슬픔이 묻히고
원하는 세상은
사라지고 남는 것은
언젠가 다시 일어날
그들의
곡성이 사방에 퍼진다
눈을 감아도 보이고
귀를 막아도 들리고
죽인다고 위협해도
결코 죽지 않는 도시

세찬 바람으로 휩쓸리는 악몽

꿈이라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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