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품은 하늘
땅을 덮은 눈
안갯속을 걷는 것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다
바람조차 수줍은 듯
숨을 죽이고
사랑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시간
위선과 배신으로
짓밟으며
양심을 내세우는 속셈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한다
지금
조용한 바람이
폭풍이 되어 덮치고
어둠이 내려
암흑의 세상이 되어도
손가락질을 하며
뒤집으려 하는
얄팍한 속셈
회색의 하늘에
태양이 있고
눈이 있고
비가 있고 바람이 있는데
무엇이 되어 땅으로
내려올지 모른다
모르는 것은 죄고
아는 것도 죄이지만
알면서도
모르는 체하는 것이
대죄이다
봄이 오고
여름이 오는 이유
가을과 겨울이 오는 이유
겨울이
춥고 긴 이유
꽃과 나무를 보여주며
자연의 의미를 가르친다
오늘 우는 자는
내일 웃게 될 것이다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에
답이 있고
끝나도 끝은 아니다
회색의 하늘에
있는 것은
무엇이 들어 있는지
무엇이 되어
세상을 덮칠지는
하늘과 땅만이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