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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찾아... 헤매는 밤

by Chong Sook Lee


어디로 간 것일까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는 잠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오지 않는 잠을
기다리는데
가버린 잠은
돌아오지 않고
눈은 점점
밝아지고
생각만 많아진다

어제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냈는지 조차
희미한데
지나간 옛날일은
뚜렷하게 생각나
잊어야 할 것은
잊지 못하고
기억해야 할 것은
까마득하게 잊고 산다

머릿속은
뒤죽박죽
이제와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에
목숨 걸며
살아온 지난날
그때는 삶의
전부이던 것들이
시시한 시간이 되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온다

결국 온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은
모두가 똑같은데
잘나고 못나고
떠들어대며
영원히 살듯
손가락질하는 현실

돌고 도는 삶
머릿속에 남는 것은
점점 줄어들고
철없는 아이가 된다
젊은 날은
바람 따라가고
엉뚱한 모습이 되어
거울에 보이는
타인의 모습
정녕 나인지 묻고 싶다

생각은
한없이 달려가는데
올 생각도
하지 않는 잠은
어디로 갔는지
말도 안 되는
생각의 여행을 하며
밤을 새운다

(그림: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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