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변덕 심한
봄 날씨이지만
피겠다는 꽃을
막지는 못하나 봅니다
해마다
꽃샘추위의
방해로 피지도 못한 채
지던 앵두꽃이
올해는
가지마다
꽃망울이 다닥다닥합니다
저러다
비나 눈이 오고
찬바람이 불면
어쩌나
은근히 걱정했는데
피겠다는 결심을
그 무엇도
말리지 못했습니다
수를 셀 수 없이
매달려 피어난 앵두꽃
어느 해보다
더 많이 화려하게 피어
추운 날씨에도
통통한 벌을 초대하며
꿀을 내어줍니다
꿀벌은
앵두꽃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피어난 꽃마다
들락거리며
귀한 꿀을
정성 들여 모으는 모습은
신비 그 자체입니다
해마다
꽃이 피면 벌이 오고
벌이 다녀가면
열매를 맺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벌은
꽃을 찾아가
정성과 마음을 다하여
꿀을 채취합니다
한 방울의 꿀을
빨기 위해
시샘바람을 피해
꽃을 찾아와
조심스레 앉아서 꿀을
가져가는
경이로운 태도에
존경심까지 생깁니다
가게에서
꿀 한통 사다 먹고
다 먹으면
다시 사기를 반복하며
살았는데
꿀벌의 진지함에 놀랍니다
크고 작은
꽃 하나하나
하나도 건너뛰지 않고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자신의 할 일을
하는 꿀벌
온 힘을 다하고
온 정성을 다하는 꽃과 꿀벌이
존재하는 한
세상은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