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다녀가는 소리

by Chong Sook Lee


건강할 때는
건강의 소중함을
모르고
당연한 것으로
알고 살다가
아프면 그제야
건강을 잃으면
어떻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까짓 감기쯤이야
걸려도 하루 이틀
지나면
낫는 게 감기인데
나을 듯 말 듯하며
들러붙어서
영 안 떨어진다


면역력이 약해지면
온갖
병들이 기웃거리고
몸이 약해진 다음에는
감기도

사람을 봐가며

은근히 얕잡아 본다


건강한 삶을 위해
잘 먹고
잘 자고
운동도 열심히 했는데
한번 들어온 감기가
이제야 힘을 잃고
비틀거리며
짐을 싼다


다시는 아는 체도
하지 말아야지
오냐오냐 하니까
좋아하는 줄 알고
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일주일을 넘게

괴롭히던 감기가

이제야
눈치를 보며
뒷걸음질 치며 간다


감기 들어
고생하고 있는 동안
세상은
온통

초록의 계절이 되어
넘실넘실 춤을 추고

곱게 핀 튤립이

수줍은 얼굴로 미소한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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