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고 해서
피는 꽃이 아니고
지라고 한다고
지는 꽃이 아니건만
일찍 핀다
늦게 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람들
조금 늦게 피면
봄이
안 온다고 성화를 하고
조금 일찍 피면
봄이
너무 일찍 왔다고
말도 안 되는 투정을 한다
올 때가 되면 피고
갈 때가 되면
지는 것이 꽃인데
일찍 펴도 난리
늦게 펴도 난리다
피고 싶지 않은
꽃이 없고
지고 싶은
꽃이 없는데
일찍 핀다
늦게 핀다
말도 많은 사람들
피었다가 지는 게
당연한데
피었다가
지는 꽃이 안타까워
시들어 떨어진
꽃잎하나 집어 들고
나무 한번 쳐다보며
왔다가 가버린 봄을
그리워한다
꽃은 피어야 하고
핀 꽃은
떨어져야 하고
떨어진 꽃은
다시 피어나는 것
아쉬워할 것도 없고
서운해할 것도 없지만
떨어진 꽃잎이
바람에
날리는 것을 보면
왠지 허무해
세월타령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