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옆
풀들이 무성한 곳에는
모기 집성촌이다
숲 속 오솔길
살며시 걸어가는
침입자를 향하여
모기들은 떼로
달려든다
모자를 쓰고
목을 움츠리며
모기를 피해 가는데
침입자를
결코
그냥 보내지 않겠다며
결사적으로
덤벼드는 모기떼들
짧은 봄은
몰라라 하고
가버리고
모자를 벗어 쫓아도
가지 않고
웽웽거리며 속삭이는
모기 극성으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
푸르른 풀들이
아기자기 살아가는
숲 속은 낭만이 있어
찾아가는데
모기는
자기네 구역이라고
출입금지를 시킨다
그래도
정겨운 계곡물소리에
걷다 보면
잠자는 모기를 깨우고
무더기로
덤벼드는 모기떼를 피해
줄행랑을 치는 여름
여기저기
모기에 물린 자국을
긁어대며
다시는
가지 않아야지 하면서도
숲을 찾는 이유는
볼수록 매력 있는
푸르름 때문이다
저 멀리
나무 꼭대기에
까마귀 한 마리 앉아서
낮잠을 자는 오후
모기야 제발…
모기와의
사랑싸움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