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피어... 웃음 짓는 6월

by Chong Sook Lee


여름과

자리바꿈을 하며

기다리던 봄은

살며시 가버리고

기다리지 않던

여름은

틈새를 타고 들어와

주인이 되어

점잖게 앉아 있다


메마른 땅을 보며

하늘을 쳐다보며

비가 오기를

간절히 기다렸는데

눈치 빠른 하늘이

내려준 꿀물 같은 비로

세상은 파릇파릇

다시 살아난다


꽃샘바람에

얼어 죽을까 봐

차고를 들락거리던

모종은

제 세상을 만난 듯이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깻잎과 오이

고추와 토마토

앞서고 뒤서며

꽃을 피운다

호박과 갓과 부추가

덩달아 텃밭을

예쁘게 수놓는다


시샘바람 때문에

많은 꽃을 피우지 못한

사과나무도

덩달아

새파란 사과를

서너 개씩

매달고 있다


장미꽃과 함박꽃

해당화와 구절초

금잔화도 화사하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6월이

꽃이 되어

활짝 웃는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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