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하던 아침
하루 종일 맑을 거라는
기상예보를 뒤엎고
급하게
몰려오는 먹구름
파란 하늘
눈부신 햇살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어디선가
살그머니 찾아온
비바람이 분다
얌전하게
서 있던 나무가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춤을 추고
비 손님을 맞기 위한
완벽한 준비를 한다
먹구름 속에
들어있는
비 주머니가
터질 듯 말 듯하는데
구름뒤로 숨어있던
햇살이 얼굴을 내민다
하늘은 다시
파란 얼굴을 내밀고
먹구름은
멀리 도망을 가고
세상은 햇살을 받고
화사하게 반짝인다
변덕 심한 하늘
구름을 부르고
바람을 불러
한바탕 잔치를 하나 했는데
질투하는 태양으로
비 보따리를 싸들고
줄행랑을 친다
하늘 가득 덮여있던
새카만 먹구름이
뽀얀 뭉게구름 얼굴로
예쁘게 웃는 오후
변덕쟁이 하늘이
시치미를 떼며
사랑하는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