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행렬... 가을이 간다

by Chong Sook Lee


낙엽진 길을 걸어간다
수도 없이 많은
낙엽이 떨어진 산책길
어디서
이 많은
이파리들이 있었나
나무를 올려다본다

숲을 이루던
나무들은
옷을 벗어 버리고
하늘을 향해
팔을 들어 올리며
한해를 감사한다

연둣빛
새 이파리가
나오던 날의
싱그러운 기억이
엊그제인데
벌써 낙엽이 진다

오랫동안의
긴 가뭄으로
계곡물은 말라
물속에 잠겨 있던
크고 작은 자갈들이
말간 얼굴을 내민다

나뭇가지 사이로
비추는 햇살은
빈 가지에 앉아 쉬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잘 있으라는
가녀린 손짓을 한다

여러 가지 색으로
물든 나뭇잎이
지나가는 바람에
몸을 흔들며
춤을 추듯이
우수수 떨어진다

더러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푸른 잎을 고집하고
더러는
빈 몸으로 서서
계절에 순응한다

여름을 보내고
자리를 차지한 가을은
마치 잔치라도 하듯이
치장을 한 모습에
덩달아 흥이 난다

어차피
가야 하고
와야 하는 시간 속에
가지 않겠다고
버틴다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거리는
이리저리 뒹굴어 다니는
낙엽의 행렬
지난날
아름답던 날들은
추억 속에
차곡히 쌓여간다


(사진:이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