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진 길을 걸어간다
수도 없이 많은
낙엽이 떨어진 산책길
어디서
이 많은
이파리들이 있었나
나무를 올려다본다
숲을 이루던
나무들은
옷을 벗어 버리고
하늘을 향해
팔을 들어 올리며
한해를 감사한다
연둣빛
새 이파리가
나오던 날의
싱그러운 기억이
엊그제인데
벌써 낙엽이 진다
오랫동안의
긴 가뭄으로
계곡물은 말라
물속에 잠겨 있던
크고 작은 자갈들이
말간 얼굴을 내민다
나뭇가지 사이로
비추는 햇살은
빈 가지에 앉아 쉬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잘 있으라는
가녀린 손짓을 한다
여러 가지 색으로
물든 나뭇잎이
지나가는 바람에
몸을 흔들며
춤을 추듯이
우수수 떨어진다
더러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푸른 잎을 고집하고
더러는
빈 몸으로 서서
계절에 순응한다
여름을 보내고
자리를 차지한 가을은
마치 잔치라도 하듯이
치장을 한 모습에
덩달아 흥이 난다
어차피
가야 하고
와야 하는 시간 속에
가지 않겠다고
버틴다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거리는
이리저리 뒹굴어 다니는
낙엽의 행렬
지난날
아름답던 날들은
추억 속에
차곡히 쌓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