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식탁에 올라와
우리들의 입을
즐겁게 하던
텃밭 채소들
날씨가 추워지고
성장을 멈추어
더 추워지기 전에
텃밭 청소를 하며
고추와 호박
쑥갓을 뽑아본다
여름 내내
뜯어먹고 가을이 되니
쑥갓대와 고추대가
뻣뻣하여
먹을 것도 없지만
쓸만한 것을 뜯어본다
깨끗하게 잘 씻어서
끓는 물에 살짝 데쳐보니
한 줌밖에 안 되지만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으로
무쳐보니
엄마가 만들어주시던
그 맛이 난다
봄에는
씨 뿌리고 모종 심으며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여름에는
파릇파릇 자라나는
채소를 뜯어먹고
가을에는
뒷정리하다 보니
한 해가 간다
땅을 고르고
뒤집어 놓은
가지런한 모습
겨울이 오면
눈으로 덮여서
동면하고 나면
또다시 봄이 온다
해마다
봄에는 씨를 뿌리고
여름에는
잡초를 뽑아주며
정성 들이는 텃밭농사
애지중지
기르는 마음을 아는 듯이
잘 자라준 한 해 농사
이제는 그만 쉬고
내년에 다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