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시작되고
하루가 끝난다
아무것도 한일이 없는데
시간은 잘도 간다
아침인가 하면
밤이고
밤인가 하면 아침이다
먹고 놀고 자고 하다 보면
세월이 가고
지나간 세월은
다시 오지 않는다
나무에
붙어있던 나뭇잎들이
몽땅 떨어져서
바람이 불 때마다
이리저리 몰려다니고
뒹굴어 다닌다
어디로 갈지 몰라
망설이다가
바람이 불면
천지 사방으로 흩어진다
다시 태어나고
다시 피어나기 위해
다 털어버리고
보란 듯이 서 있다
결국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태어나 죽기 위해
살아가는 것처럼
죽음과 함께 살아간다
기를 쓰고 붙어 있던
나뭇잎들이
앞서고 뒤서며
떨어지고 사라지는
인연의 과정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인연의 끈
시작도 끝도 아닌
만남과 이별
사랑은
그리움을 데리고
기다림을 만나는 것
구름 속에 들어간
태양이
보이지 않아도
낮과 밤은 이어진다
끌어안고
거부하고
밀쳐내는 것들은
삶의 한 부분
가는 것도
오는 것도
인연의 시작이다
길가에 있는
돌부리에 부딪혀
넘어지고
자빠지는 것도
보이지 않는 인연의 장난
하늘이 내려다보고
땅이 올려다보며
영원히 알 수 없는
인연을 주고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