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이 점령한... 희한한 세상

by Chong Sook Lee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한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아침과 저녁이 다르다
새로운 것들이
쏟아져 나오고
기계에 명령만 하면
답이 나오는 세상이라
사람들은
핸드폰 하나 들고
세월 가는 줄 모른다

보고 또 봐도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정보에 치어
무엇을 읽었는지
무엇을 봤는지
기억조차 없는데
여전히 앉아서
눈이 빠져라고 본다

앉아서
보고 듣는 세상
손바닥에
세상이 있어
보고 싶은 것 보고
가고 싶은 곳 가며
눈으로
세상 여행을 한다

살기 편하고
모든 것이 풍부하고
쉽고 간단한 세상
손가락 하나면
해결되는 세상에
카드 한 장만 있으면
결제가 되고
원하는 물건을
바로 받아 쓰는 세상

그 어느 때보다
사는 재미가 있는데
사람들은 방황한다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들을
찾아 헤매며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두리번거린다

마음 한편
내려놓으면 될 것을
무겁게 끌어안고
답을 찾지 못해
쩔쩔매며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안절부절못한다

핸드폰 하나에 목숨 걸고
이것저것
찾아보고 둘러보고
허송세월을 보내며
헛헛한 마음을
달래며 산다
핸드폰이 점령한 세상에
핸드폰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희한한 세상에 산다

아무것도 남지 않는
핸드폰이 목숨보다
더 소중한 물건이 되어
사람들을 잡아두고
꼼짝 못 하게 하고
핸드폰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세상에
살아남는 길은
중독이 되지 않는 것

돈과 권력과
명예보다
더 소중한 핸드폰을 보며
웃고 울며
세상을 가지고 논다
손가락 하나로
세상을 돌아다니며
행복을 찾아간다


(사진:이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