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겨울의... 따뜻한 동행

by Chong Sook Lee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린다
가을을 보내는 비
겨울을 맞이하는 비
계절이 가고
계절이 온다
오라 하지 않아도 오고
가라 하지 않아도 가는
계절의 순환 속에
살아가는 우리

어제의 모습은
어제와 가고
새로 만난 오늘과
내일을 향해 가는 발길
낙엽이 지고
갈 곳을 찾아 방황하는
스산한 늦가을
가을이 간다고
바람을 불어대며
비를 내린다

오지 않을 것 같은 봄
가지 않을 것 같은 여름
살며시 다가온
아름다운 가을과의
사랑이 익어가는 계절에
성급한 겨울이
새치기를 한다

아직은 아니라고
조금 더 있다
천천히 오라고 해도
비를 데리고
바람과 함께 오는 겨울
다시는 오지 않을
가을이 낙엽을 남기고
바람 따라간다
영원히 머무를 것처럼
사랑을 속삭이던 가을이
빈 가지만
남겨놓고 떠나간다

겨울이 오면
봄은
더 가까이 오는 것을
간다고
아주 가는 것은 아니고
더욱더 가까워지는 것
죽음은
새 생명을 데리고 오고
이별은
새 만남을 가져다준다

가을 속에 겨울이 있고
겨울 속에 봄이 있듯이
사랑하고
그리워하며
잊으며 살아가고
계절을 따라 산다
떨어진 낙엽이
비에 젖어
해지고 찢어져도
봄은 반드시 온다

가을비가
창문을 두드리며
간다고 인사를 한다
바람 따라

오고 가는
가을과 겨울의
따뜻한 동행 속에

추억을 남기고 간다


(사진:이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