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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같이... 흔들리는 우리들의 삶

by Chong Sook Lee


누군가 무심코 한 말에
오해를 하고
상처를 받고
아파하며 사는 인생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상처를 주고받으며
괴로워하고
원수를 만들며 산다

말 한마디
눈빛 하나
행동하나로 인해
오랫동안
이어지던 인연이 끊기고

간사한
인간의 마음과 눈은
순간순간 변하여
좋은 것이 싫어지고
사랑이 미움이 된다


미움은 증오가 되고
증오는 저주가 되어
관계를 무너뜨리고
파괴되는 인간의 삶은
돌고 도는 바람 같은 것
강풍이 불어오면
세상을 뒤집고
훈풍이 불어오면
꽃나무가 자란다

생명이 생겨나고
생명을 위협하는
바람의 위력처럼
사람의 마음은
어느 순간 무섭게 변하여
질투와 시기
모함과 분노가
만들어 내는
죄악이 만연한 세상


속고 속이며
악랄하게 잔인해지고
냉정한 바람이 불면
삶과 죽음이
엇갈리며
사랑과 미움이 뒤바뀌고
폭력과
교만과 아집으로
헝클어진 마음이
교차한다

서로에게 향한
아름다운 마음은
미움으로 변하고
손가락질을 하며
허위로 얼룩진 마음을
덮지 못한 채
바람 따라 흔들려
어디론가 사라지고

후회와 미련으로 살아간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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