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초대하는... 숲 속의 오솔길

by Chong Sook Lee


바쁜 현실
여행을 가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지만
찾아보면
가까운 곳에도
여행 온 기분이 나는
아름다운 곳도 많다

집에서 멀지 않고
가까운 곳에
숲이 있어 자주 찾는
아기자기한 숲이 있다
계절마다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오고 가는 발길을
반갑게 맞이하는
소박한 작은 숲

하얀 눈이 쌓인
작은 오솔길을 걸으면
동화 속의 이야기로
안내하는 숲 속의 나무들
갑자기
따뜻해진 틈을 타서
피어나는 귀여운 꽃망울

추위가 오면 어쩌려고
철없이 피어
나를 놀라게 하는 나무들
어느새
뾰족한 움을 열고
연분홍색 꽃망울을 내밀고
하늘을 보고 웃는
앙징맞은 미소

눈이 덮인 숲은
그야말로
동화 속의 한 장면이다
작년에
쓰러져 누운 나무들이
눈을 덮고 하늘을 보고
구불구불한 오솔길에
찍힌 커다란 동물 발자국

아마도
코요테가 야밤에 산책을
나왔나 보다
나름대로의 상상을 하며
오르락내리락
오솔길을 가다 보면
어느새 땀이 나고
쓰고 있던
모자와 목도리를 벗고
움츠린 어깨를 편다

겨울이
봄을 초대한 이곳
눈은 아직도
숲을 덮고 있어도
마음은 벌써 봄을 맞는다
울퉁불퉁한 숲이
수줍은 듯
봄을 보여주지 않지만
눈부신 햇살은
눈을 녹이고
사랑스러운 봄을 만든다


(사진:이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