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응하고 감사하며... 바람처럼 물처럼 산다

by Chong Sook Lee


세월을 받아들이는 것은
어쩌면
세상을 초월하여
수용하고 순응하는 것
초조하고
불안하던 마음이
사라지고
그러려니 하며 살게 된다

완고하고
고집스러운 마음이
봄 눈 녹듯
풀어지고
이해하며 받아들이며
오는 세월을 맞이하고
가는 세월을
잡으려 하지 않고
오는 대로 맞고
가는 대로 보낸다

인연은
그저 흐르는 물처럼
오고 가는 것
잠시 머물다
또 다른 주인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세상만사
잡을 수 없는 물처럼
시간이 되면
보내야 하는 것처럼
자연 속에 계절처럼
오면 가고
가면 다시 찾아오는 것

같은 듯 다른
시간이 오고 가며
만들어지는 세상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뀌는
인간의 마음처럼
자연은 쉬지 않고
자신을 변화시킨다
보이지 않아도
변하고 움직이고
달라지며
어제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으로
세월을 받아들인다

해가 뜨고 지고
달이 차고 기울고
밀물 썰물이 오고 가며
세상은 변하고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도
돌고 도는 세상에
주인이 되어
타인이 되어 산다

내 것도
네 것도 없이
그저 한 순간
맞고 보내면서
세월 따라가는 것
욕심은
실망과 절망과
좌절을 남기지만
마음을 비우고
하늘을 보면
가지지 못한 것보다
가진 것이
더 많은 것을 알아
감사할 것이 넘친다


(사진:이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