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Chong Sook Lee Oct 29. 2020
바람이 심하게 분다
날씨가 추워진다
가을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겨울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시끌시끌하게 떠들며
오고 간다
가는 가을도
오는 겨울도
할 말이 많은가 보다
수다쟁이 계절이 떠드는 소리에
세상이 시끄럽다
이런 날은
오징어볶음이 생각난다
마침 칼집 넣은 오징어가
나를 쳐다본다
냉동고에 더 있기 싫다며
애걸한다
그래, 오늘 날씨도 쌀쌀한데
매콤하게 만들어서 먹어보자
거창할 것 없이
간단하게 맛있게 만들어보자
오징어
양파
호박
고추
마늘
파
간장
고춧가루
고추장
소금
설탕
(서진:이종숙)
재료가 다 있으니
앞뒤 생각할 필요 없이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
한꺼번에 몽땅
집어넣어 볶아주면 된다
바람소리보다
계절이 떠는 수다보다
가을이 가는 소리보다
겨울이 오는 소리보다
프라이팬에서
오징어볶음 익는 소리가 더 수다스럽다
10분 동안
섞고 뒤집고 간 마치고
모양 있는 접시에 담아내고
파를 얹고
깨소금 솔솔 뿌려주면... 끝
완성이다
아..
맛있다
정말 맛있다
미치게 맛있다
10분의 요리가 주는 100점짜리 행복
(사진:이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