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 달콤한 오이무침으로... 봄을 만난다

by Chong Sook Lee


(사진:이종숙)


경칩이 한 달 남았는데

고국의 남쪽 지방에

벌써 개구리가 알을 낳고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봄도 머지않았나 보다.


겨울이 온다고

벌써 겨울이 왔다고

그 긴 겨울을 어떻게 보낼까

막연했는데

개구리 소식이 반갑다.


지구 온난화로

절기가 빨라져서

생태계에 빨간불이 커진다고

걱정이 되면서도

봄소식이 좋은 것은

숨길수 없다.


봄이 올 것 같지 않은

추운 날씨에

꼼짝없이 집안에 갇혀있다.

영하 18도에

체감온도가 27도가 넘으니

잘못 나가 돌아다니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안 되니

집에서 맛있는 것이나

해 먹어야겠다.


봄소식은

입맛이 먼저 알아본다고

새콤 달콤 한

오이 무침이 먹고 싶다.

만남도 없고

외출도 안 하고

있는 대로 게으름을 피우는데

배는 고프다.


하얀 쌀밥에

새빨간 오이 무침을 생각하니

침이 고인다.
냉장고를 보니

오이와 빨간 피망이 보인다.


이렇게 날씨가 추운 날은

무언가 매콤한 것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사진:이종숙)


오이를 반으로 잘라 사선으로 자른다.
양파와 피망도 얇게 채 썰고
파와 마늘을 썰어
그릇에 재료를 다 넣는다.


고추장과 고춧가루와
간장 조금 소금 조금

멸치액젓 조금
설탕과 참기름 그리고 식초를
한꺼번에 다 넣어서 섞는다


오이와 피망과 양파가
빨간 옷을 입고
나는 침을 꼴깍 삼킨다.


먹어보지 않아도

그 맛을 알기 때문에

입이 먼저 신호를 보낸다.


새콤달콤한

오이 무침이 만들어지고

밥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난다.


바깥은 무지무지 춥지만

우리 집 밥상에는

봄날의 아지랑이 꽃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하얀 밥에 오이무침 얹어서

입으로 간다. 밥도둑이다.

먹어도 자꾸 먹고 싶다.


개구리 소식에 만든

오이무침은 한겨울에도

봄을 만나게 한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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